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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강사 김미경이 도마에 올랐다. 인문학 비하, 표절 논문 시비, 멘토 자질 논란 등 하루 아침에 솟았다가 꺼져버렸다. 그녀를 스타를 만들어 준 것도 훅 보낸 것도 방송이었다. 논문 표절 외에는 억울한 면도 없지 않지만 공적인 자리에서의 경솔한 표현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다. 아무리 암암리에 서로 알고 있는 사실이고 평소에 사용하는 말일지라도 멘토라면 가려서 해야할 표현이 있다. 이번 김미경 강사 사건은 독설은 역시 짧고 굵어야지 길면 반감을 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제가 어려워 주머니 사정이 얄팍해지고 사람들 인심마저 흉흉해진 요즘, 독설은 우리 가슴 속 묵은 체증을 씻어 내리는 역할을 했다. 김구라, 박명수, 왕비호 등은 그 수혜자다. 연예인들 사이에서의 독설 열풍이 강사로 옮겨 붙었다. 바로 스타강사 김미경이었다.

재미있는 말투, 직설적인 표현, 20대에 경종을 울리는 독설로 한창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재탕의 재탕을 거듭하며 인기가 고공행진했다. 특히 나태한 20대, 꿈 없는 20대를 질시하는 그녀의 말과 글은 그녀를 이 시대 새로운 멘토로 만들어 주었다. 점점 더 강한 것, 자극적인 멘트를 찾다 그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그녀는 20대의 꿈과 비전 없음을 그들 개인의 과오로 돌리는 엄청난 우를 범했다. 청년층의 무기력함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그 근본원인임에도 그러한 부분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현 청년층은 부유하게 자라 부족함이 없다고 믿어 왔으나 어려운 경제 시기에 취업에 임박해 스스로가 해체되는 악몽을 꾸고 있다. 꿈이 현실 앞에서 산산히 부서지는 것을 좌절하고 있는 쳥년들에게 꿈타령은 1절로 족했다.

진정한 청년들의 멘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는 시민단체들이 되어야 한다. 그들은 열악한 처우 속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내 삶을 투자한다.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이 말하지 않았는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분노하라고. 분노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시민단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다.

말초적인 자극만을 원하는 사회. 모두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달려갈 때  모두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슬아슬하게 민주사회 명목이 유지되고 있다. 희망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차분히 벽돌 한 장 한 장 쌓아 나가는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이나 선거를 놓고 패배감에 젖어 있을텐가.


태그:#김미경, #분노하라, #희망, #시민단체,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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