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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노조의 파업 당시 굳게 닫힌 OBS경인TV 부천 본사 사옥 정문.<부평신문 자료사진>
 지난달 노조의 파업 당시 굳게 닫힌 OBS경인TV 부천 본사 사옥 정문.<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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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지역 대표 민영방송인 OBS경인TV(이하 OBS)의 방송 파행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제2의 'iTV 사태'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이하 노조)의 파업이 끝난 지 4주가 됐음에도, 방송 파행은 이어지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 재방, 삼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재방송 이상 비율이 65%를 넘어가고 있고, 자체 제작 프로그램 상당 부분이 자취를 감췄다.

노조가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 50여명이 사실상 업무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 노조 쟁의대책위원회 간부 등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합원과 아나운서 조합원들은 기존에 맡던 프로그램에서 배제된 상태다.

파업 당시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프리랜서들이 여전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노조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묵묵부답이다. 더욱이 일부 기자들이 취재 일선에 복귀했지만, 업무 현장에는 배치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노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경영진의 의도는 경영상의 손실을 감내하고라도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을 길들인 다음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가 계속 소송(=미지급된 법정 수당 청구)을 진행할 경우 추가 비용 발생은 구조조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비상식적, 폭력적 언사까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파업 이후 2단계 법적 투쟁으로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OBS, 제2의 iTV 사태 맞나?

OBS의 방송 차질도 문제지만, 올해 시행될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제는 핵심은 OBS의 재정난이다.

OBS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옛 iTV(경인방송)의 노사는 2004년 파업과 직장 폐쇄로 대립했고, 최대 주주인 동양제철화학이 증자 의지를 보이지 않아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 뒤 지역 방송에 목말라한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염원이 모아져 2007년 OBS가 개국했다.

OBS의 지금 상황은 2004년 iTV의 때와 비슷하다. 노사 대립이 이어지고 있고, 회사는 재정난에 봉착해있다. 노조가 오히려 재허가 심사를 걱정해 임금이 수년째 동결되고, 법정 수당인 시간외수당 등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함에도 투쟁 수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OBS에 '196억 원을 증자하라'고 명령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허가는 요원해질 수 있다. OBS는 3월 말에 21억 원만을 증자했다.

OBS 최대 주주, 개국 전 약속 미이행

OBS의 최대 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개국 전에 약속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안모자 측은 방송 허가 추천 조건으로 시·도민주 100억 원 공모(총자본금 1500억 원), 소유와 경영 분리, 방송국 건물 신축·이전(인천) 계획, 콘텐츠투자조합 설립(150억 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영안모자측은 인천으로의 방송국 신축·이전을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시·도민주 100억 원 공모의 경우, 2007년 발기인 모금을 해 10억 원을 모았지만, 이후 모금에 참여한 이들에게 다시 그 돈을 돌려줬다. 이와 관련 OBS 측은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시·도민주 공모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은 "경인지역 1500만 시청자들의 지역 방송에 대한 열망으로 OBS가 탄생했지만 현재 방송은 재방·삼방이 계속되고, 인천으로 방송국 이전 등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영안모자가 OBS를 계속 파행으로 이끌어갈 경우 방송 재허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대의원회는 16일 'YTN 배석규 사장 퇴진투쟁 및 OBS 윤승진 사장 규탄' 특별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윤승진 OBS 사장과 관련해 "사장이 그릇된 노조관과 경영관을 고집하는 한 OBS 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윤 사장 퇴진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OBS, #OBS경인TV, #희망조합, #영안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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