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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童顔) "나이든 사람이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스러운 얼굴을 가지고 있을 때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람들은 자신보고 '늙었다'는 말보다는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는 말을 더 좋아한다. 나 역시 그렇다. 40대 중년이 20대 청년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면 포털 검색 상위에 오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늙는다. '불로초'를 그토록 찾았던 진시황제도 늙음을 극복하지 못했다.

마흔 살, "인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

사실 늙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 없다. 늙음은 불행과 두려움이 아니라 즐겨야 한다. 공자는 마흔을 '불혹'이라 했다. '마흔 살'을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한 가와기타 요시노리가 쓴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에서 "긴 인생에서 나이 드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진짜 인생'을 시작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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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을 8년째 살아가고 있다. 하늘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지천명'이 3년 앞으로 다가온 마흔여덟 살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녹록지 않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아이 셋을 낳았다. 자라는 아이들 보면서 마냥 즐거움만은 아니다. 아빠가 어디를 가나 따라다녔던 아이들은 이제 조금씩 멀어져간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비슷한 나이를 살아가는 이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면 '허탈감'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왔을까"라며 자책할 때도 있다. 지은이는 과거의 좋은 일만 기억하라고 말한다.

"행복한 사람이란, 과거의 좋은 일만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다. 불행한 사람이란, 그 반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다."(본문에서)

그렇다 과거를 돌아보면 분명 좋은 일과 기쁨을 줄 만한 일들이 있다. "과거를 다루는 정말 멋진 방법이 아닌가. 즐거운 일, 좋은 일만 기억하면서 살라"는 요시노리 말은 '난 불행하게만 살아왔다'고 말하는 이들이 앞으로 삶을 불행하게 살지 않도록 하는 작은 조언이다.

부끄러워하는 삶... 늘그막에 존경받는 삶

아내에게 "나는 저렇게 늙으면 안 되는 데"라며 늘그막에 존경받다가 흙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한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모든 사람을 자기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뜻이다. 이것이 상대방에게 존경을 받기 위한 하나의 필요조건인지도 모른다. 바꾸어 말하면, 주위로부터 존경을 받는 기본 자세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본문에서)

그러면서 요시노리는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이 "정신의 가장 아름다운 특권 중의 하나는 늙어서 존경받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늙어서 존경받을 수 있는 인생이라면 정말 멋진 삶"이라고 말한다. 늙어서 존경받는 삶, 쉽지 않다.

늙어 존경받는 삶, 쉽지 않다.
 늙어 존경받는 삶, 쉽지 않다.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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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로 뽑혔다가 낙마한 이들이 살아온 삶을 보면 '부끄러움'이 없다. 도덕성이 무너진 삶을 살아왔으면서도 '미안하다'도 겨우 한다. 부끄러움을 느꼈다면 대통령 부름에 처음부터 응하지 말아야 했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도덕성과 불법이 드러나지 "사생활 침해"를 받았다고 강변하는 이들도 있었다. 늙어 존경받기는 비판과 질타받는 인생살이가 되고 말았다.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라는 말이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장관은 장관답게 사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직함을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탐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고위공직자를 지낸 이들이 '전관예우'로 살아가는 삶을 비판하는 이유다. 요시노리는 '직함' 자체를 이용하는 것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

'직함' 악용하면... 조폭과 다름없어

이때 명심해야 할 점은, 이용한 간판이나 직함에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간판이나 직함에 얼룩을 묻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 간판이나 직함에 얼룩을 묻히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는 겸허함을 잊지 말라는 것.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잊지 말자. 간판이나 직함은 겸허함을 갖춘 자제심이 뒷받침될 때 빛이 난다.(본문에서)

그러면서 "간판이나 직함을 내세워 거만한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하류인간이나 조직폭력배와 다를 게 없다"고 경고한다. 직함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운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편법을 동원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황금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오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8일 <오마이뉴스>"토요일 오전엔 나혼자"... 테니스장 독차지한 MB 참고)

만약 MB가 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토요일 오전은 5시간을 '나홀로' 테니스를 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행태가 "직함을 내세워 거만한 행동"을 한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하면 어떤 사람인지 요시노리는 "조폭이나 다를 게 없다"고 일갈했음을 이 전 대통령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위공직자와 자본권력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직함을 악용하지 않고, 선하게 이용하면 분명 이 사회는 진보할 것이다.

늙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을 멋지게 살자
 늙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을 멋지게 살자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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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비판하기 전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사리사욕을 위해 직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존경받는 삶은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을 절반쯤 산 이맘때 정리해야 할 것이 많다.

"현명한 길을 택할 것인가, 어리석은 길을 택할 것인가? 그것은 당신의 몫이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한다."

청빈, 정말 외로울까? 동의하기 힘들어...

현명한 길을 택하는 방법으로 요시노리는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물론 생각이 달라, 마음에 새기기 어려운 인생 키워도 있다.

"'청빈'이라는 말이 있다. 가난해도 깨끗하게 산다는 뜻이다. 멋있는 말이다. 동양인의 미의식을 그대로 표현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가난은 싫다. 그래서 '칭빈'이 아닌 '청부'의 삶을 살고 싶다. 깨끗하게 사는 것은 좋지만 가난은 싫다. 부유해지고 싶다."(본문에서)

그러면서 요시노리는 "'청부'의 삶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청빈은 역시 힘들고 외롭다. 어느 정도 풍족해야 깨끗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요시노리가 청빈의 삶을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청빈은 힘들거나 외롭지 않다. 돈이란 배고픔을 모른다. 배고픔을 모르니 채워넣고, 채워넣고 결국은 요시노리가 경고했던 직함을 악용하는 상황에 이른다. 청부는 존재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살이 절반을 살아온 나에게 늘그막에 존경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작은 길잡이다.

덧붙이는 글 |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ㅣ 이정환 옮김 ㅣ 예담 펴냄 13000원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예담(2013)


태그:#인생살이, #직함, #마흔 살, #청부와 청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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