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15일 결정될 새누리당 차기 원내사령탑을 두고 후보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모두 두 사람, 4선의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과 3선의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청도)이다. 그동안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져왔던 경선 일자가 전날(6일) 확정되면서 두 후보 간 입씨름이 더욱 세졌다.

특히, '박심(朴心 :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도 두드러진다. 두 명 모두 영남 출신 친박(친박근혜) 인사지만, 최 의원은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해온 '원조 친박'인 반면, 이 의원은 지난해 총·대선 당시 정책위의장, 대선기획단장 등을 맡으며 박 대통령 곁을 지킨 '신(新) 친박'이다. 박심을 놓고 서로 온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7일 "하루아침에 되는 신뢰관계가 아니"라며 박 대통령과의 오랜 교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같은 날 "박심은 있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경환 "하루아침에 되는 신뢰관계 아니야"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자료사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자료사진)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강한 집권여당에 대한 목마름, 또 집권 초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추진력을 기대하면서 많은 의원님들이 저를 지지해주시고 있다, 청와대와 당내, 야당과 통하는 '3통'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그는 "(원내대표는) 국정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면서도 정부와 청와대가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러자면 청와대와 오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대단히 어려운 구조"라며 "그런 면에서 볼 때 (박 대통령과) 오랜 신뢰관계를 가진 것이 장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박근혜 정부 초기 여당 원내사령탑으로는 '원조 친박'인 자신이 제 격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주영 의원도) 열심히 하셨지만 저는 지난 6년 전에 있던 경선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에 쭉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인 고비를 맞을 때마다 계속 같이 고민하고 조언해 왔다"고도 지적했다.

4.24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로 다시 돌아온 김무성 의원의 표심 역시 자신에게 기울어져 있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김 의원은 차기 당대표 후보로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그는 "김 의원이 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상당히 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나서서 누구를 지원하고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다만 그 분은 이미 7~8년 전부터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오랜 동지적 관계를 가진 존경하는 정치 선배이기 때문에 심정적으로는 지원해주고 계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최 의원은 '박심(朴心)' 논란에 대해 "지금 집권 초이고 역대 정권에서도 그런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지금 현재는 당청관계가 명확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당에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주영 "있지도 않은 박심 이용하는 구태정치"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자료 사진)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자료 사진)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이주영 의원은 같은 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 "있지도 않은 박심과 계파를 선거에 이용해 세력화하는 것은 가장 먼저 버려야 될 구태정치"라며 최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최 의원이) 우세론을 내세우고 있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제가 판단하기엔 제가 더욱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제가 일대일로 우리 의원들을 더 많이 접촉해왔고 해서 이제 표심을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있지도 않은 박심 때문에 (의원들이) 의사표시를 꺼리는, 바깥으로 표출하는 것을 꺼리는 그런 점이 좀 있다"고도 주장했다.

새로 출범한 민주당 김한길 지도부에 대한 언급도 곁들였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김한길 대표가 등장하면서 계파 청산을 부르짖고 있어 (여야간) 쇄신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새누리당도 원내대표로서 누가 과연 역량과 리더십,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를 갖고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심과 계파를 이용하는 구태정치를 버리지 않으면 쇄신경쟁에서 뒤처지고 민심에서도 멀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사회자가 "아직도 새누리당에 계파정치가 남아있다는 얘기냐"고 묻자, "최근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런 조짐이 있다"며 최 의원을 재차 겨냥했다.

이 의원은 당청관계에 있어서도 최 의원과 다른 점을 부각했다. 그는 지난해 총·대선 당시 정책의의장·특보단장 등의 경험을 거론하며 "당시에 할 말 다 하고 때로는 후보를 설득해서 태도를 바꾸어 내는 리더십으로 총·대선을 모두 승리로 이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경험과 역량을 갖고 원내대표를 하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조직개편안 지연 처리 과정에서 당이 좀 무기력한 그런 감을 많이 느꼈다"면서 "좀 할 말은 하는 건강한 당청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경환 대세론, 주위에서 느끼고 있다"

이처럼 두 후보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당내 분위기는 최 의원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아침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저도 한 표 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분이 유리하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순 없다"면서도 "언론에 나오다시피 처음에 최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 않았나, 그런 분위기를 저도 주위에서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박심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어느 의원을 더 지지한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그는 "현실적으로 이제 대통령과의 인간적 신뢰라든지 대통령과의 어떤 기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당청관계를 더 원만하게 할 수 있다, 또는 더 나아가서 어떤 지금 상태에서 청와대에 바른 말을 하고 청와대에 필요한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신뢰관계라고 이렇게 주장할 여지가 있다"며 "그것이 의원들에게 많은 어필을 하고 있다고 믿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담보해야 하는 여당의 입장이기 때문에 청와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잘 형성해가느냐, 무력감을 느꼈던 당내 리더십을 제대로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고 판단하는 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특성"이라고 짚었다.


태그:#친박, #원내대표 경선, #박근혜 , #최경환 , #이주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