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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턱턱' 막힙니다. 울산 한 동네는 8일에 40도까지 올라갔다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중동 같은 나라는 40도까지 올라가지만, 그들 나라는 습도가 낮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습도까지 높습니다. 9일 기상청은 8~9일 밤 사이 강릉과 속초 최저기온이 31도와 30.6도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열대야'를 넘어 '초열대야'입니다.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더워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시원한 계곡을 찾는 이도 있고, 가슴이 확 트이는 바닷가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나는 방이 최고야"라며 '방콕족'도 있습니다.

우리 동네는 해마다 이맘때 '한여름밤 가족 영화 상영'을 통해 무더위를 이겨냅니다. 7월 마지막 목요일부터 3주간 열립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영화를 보면 무더위는 저만치 물러갑니다.

우리 동네는 해마다 이맘 때 '한여름밤의 영화' 관람을 합니다.
 우리 동네는 해마다 이맘 때 '한여름밤의 영화' 관람을 합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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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영화 상영하지?"
"<댄싱퀸>"
"아빠도 오늘은 <댄싱퀸> 보러 가야겠다. 더워서 집에 못 있겠다. 울산은 40도까지 올라갔대."

"40도면 사람이 살 수 있어요?"
"어떻게 살아야지."

"빨리 저녁 먹고 영화보러 가자. 시원한 물도 주고, 강냉이 뻥튀기도 주잖아."

한여름 밤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주민센터에서 주는 생수와 강냉이 뻥튀기입니다.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마시면 목마름이 해결되고, 강냉이는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요즘 아이들이 강냉이가 입에 맞지 않겠지만, 어른들은 굉장히 좋아합니다.

주민센터는 '강냉이 뻥튀기'와 '생수' 하나씩을 주민들에게 나눠줍니다.
 주민센터는 '강냉이 뻥튀기'와 '생수' 하나씩을 주민들에게 나눠줍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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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냉이 맛있는데 아이들은 잘 안 먹네요."
"아이들 입에 안 맞죠."

"강냉이가 몸에도 좋은 데 말이야."
"아이들은 몸에 좋다고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기 때문에 먹어요."
"사람들이 많이 나왔네요."
"오늘같이 더운 날 집에 있으면 얼마나 덥겠어요."
"그렇지. 에어컨이나, 선풍기보다 훨씬 시원한 자연바람을 맞으면 영화보고, 강냉이 먹고."

그리고 경상도 사람이지만, 황정민씨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자 여기 저기서 웃습니다. 특히 '서울특별시'를 '서울턱별시'로 발음하는 장면에서는 배꼽을 잡았습니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댄싱 큉'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댄싱 큉'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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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경상도 사람들은 '으'를 '어'로 발음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으는 어입니다. 자신들도 서울턱별시라고 하면서 황정민씨가 서울턱별시라고 하니 엄청 재미있는 것입니다. 경상도 사람들도 이러는데, 서울 사람들이 서울턱별시로 들으면 얼마나 웃음이 나오겠습니까? 한바탕 웃고 나니 정말 더위가 저만치 물러갔습니다.

오늘도 덥습니다. 짜증납니다. 덥다고만 생각하면 더 짜증납니다. 계곡과 바닷가는 가지 못해도, 온 가족이 밤에 동네 공원을 찾으면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만약 우리 동네처럼 한여름 밤 영화라도 상영하면 40도 더위는 너끈히 이길 수 있습니다.


태그:#무더위, #가족영화, #한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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