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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경찰·한국전력공사(한전)와 주민의 충돌·실랑이가 계속되면서 공권력의 과잉 대응 지적이 나오고 있다. 레미콘 등 공사 차량의 출입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너무 많이 배치됐다는 것이다.

28일 오전 9시경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진입 도로에서 벌어진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날 한전은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밀양 4개면 총 52개 철탑) 84번 철탑 현장에 콘크리트를 붓기 위해 레미콘 차량을 동원했다.

지난 2일 공사를 재개한 한전은 이날까지 11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들이 주민들의 공사장 출입을 봉쇄하자 주민들은 레미콘 차량의 출입을 막기 위해 진입로 주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전 한 주민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경찰에 둘러싸여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전 한 주민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경찰에 둘러싸여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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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경찰이 그 앞에 지켜보며 서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경찰이 그 앞에 지켜보며 서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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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주민들은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농성하다 경찰에 밀려났고, 지금은 도로 옆 대추밭에서 비닐을 쳐놓고 농성하고 있다. 한때 주민 수십 명이 이곳에 나와 농성하거나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28일 아침 이곳에 있던 주민은 10명 안팎이었다. 주민들을 돕기 위한 연대단체 회원까지 포함해도 사람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주민들은 농작물 수확에 이날 오전 상동역 앞에서 있었던 '송전탑 공사 중단 촉구 국토 대장정 출발 기자회견'을 위해 일부가 빠진 상태였다.

이날 오전 9시경 레미콘 차량 6대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경찰은 도로 양 옆으로 나란히 서 있었는데 그 인원이 500명 정도였다. 주민 수보다 50배 많은 경찰이 현장에 나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주민들은 대추밭 쪽 농성장에서 피켓을 들고 소리만 지를 수밖에 없었다.

한 주민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까지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이게 그런 것이냐"며 "이렇게 많은 경찰대원들을 대치해 놓고 주민들을 한 쪽으로 몰아 감금하다시피 해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앞서 주민들이 도로에 뛰어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돌발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방지 차원에서 경찰을 배치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경찰을 배치한 것이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진선미 의원 "무리한 공사 강행으로 혈세 낭비"

한편 민주당 진선미 국회의원은 "무리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주민들의 인권과 재산권 침해를 비롯해 혈세 낭비도 크다"고 지적했다. 진선미 의원이 경남지방경찰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경찰이 밀양 송전탑 공사와 관련해 지난 2~26일 사이 쓴 예산은 26억 원이다.

한전이 밀양 송전탑 공사를 8개월 동안 진행할 예정인데, 이 기간 전체 예산은 2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경찰은 지난 1~22일 사이 하루 평균 약 7700만 원의 예산을 썼다.

공사 재개 직후 밀양에는 경찰 32개 중대와 여성경찰을 포함, 총 3200여 명이 배치됐다. 28일 현재 경남지방경찰청은 600여 명이 줄어 들었는데, 다른 지역에 치안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의원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경찰이 배치되면 밀양 송전탑 분쟁 경비 비용으로 200억 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주민들과 대화할 시간이 있음에도 경찰력을 무리하게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은 28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인권침해감시단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는 밀양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으로 참여했던 랑희 활동가 등이 참가했다. 변정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 등이 이날 보고회에 참석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한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경찰이 그 앞에 지켜보며 서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한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 옆에 있는 대추밭 농성장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경찰이 그 앞에 지켜보며 서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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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전 한 시민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에서 경찰 뒤편에 앉아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속에,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전 한 시민이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 진입로에서 경찰 뒤편에 앉아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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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경찰이 배 내밀어 성적 수치심 느껴... 경찰 "사실 아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경찰의 인권유린, 과잉대응, 폭력과 폭언, 현장 책임자 밀양경찰서장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대표적으로 지난 22일 오전 7시30분경 밀양 삼거버스 정류장 오른쪽 임도에서 벌어진 상황을 사례를 들었다. 대책위는 "주민과 경찰의 목소리가 격앙되었고, 주민들이 항의하자 사복을 입은 남자 경찰이 주민한테 '당신에게 말한 거 아니니 끼어들지 말라'며 배를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그 남자 경찰이 주민들한테 여러 차례 배로 밀었고, 여성들은 말할 수 없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안학교 학생들이 도로를 넘어 오려고 해서 경찰이 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던 것"이라며 "당시 촬영한 영상을 보니 경찰이 배로 주민들을 민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억울하게 구속된 주민 석방하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박아무개(57·용회동마을)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박씨는 지난 16일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트랙터로 경찰(의경)을 밀어 넘어뜨린 혐의로 구속됐다.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은 지난 26일 박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열었는데 기각했다. 28일 오후 박씨를 면회하고 나온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박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안정이 돼 가고 있는 모습이었고, 입 안이 헐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변호사를 통해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남편을 감옥에 보낸 부인은 산더미 같은 농사일에 옥바라지로 동분서주하면서 남편의 석방을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과연 그가 지금 그렇게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할 정도로 큰 죄를 지었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박씨는 여전히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갑상선 치료를 받아야 하며, 태산 같은 가을 농사일을 하나도 못한 채 억울한 마음을 추스르며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는 환자"라고 덧붙였다.


태그:#밀양 송전탑, #한국전력공사, #진선미 의원,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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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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