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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마지막으로 걸어보는 아현고가차도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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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마지막으로 걸어보는 아현고가차도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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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한열 열사 장례식 이후로 아현고가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라온 건 처음인 것 같네요." -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왕복 4차선 고가도로가 색색깔 겨울옷을 갖춰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2호선 충정로 역에서 1번 출구에서 나와 도로가 끝나는 이대 웨딩거리까지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었다. 오늘 하루만은 차도가 아니라 인도였다.

서울시는 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철거를 앞둔 아현 고가도로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바닥 낙서, 페이스 페인팅, 걷기 등의 행사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들을 포함해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시는 3월 말까지 철거를 마치고 이곳에 중앙 버스전용차로를 놓을 계획이다. 서대문 고가도로와 서울역 고가도로 등 노후된 다른 도로들도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고가 사라지면 상가들도 살아나지 않겠나"

아현 고가도로는 지난 1968년 건설된 국내 첫 고가도로다. 서울시가 이곳의 철거를 결정한 이유는 8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보수 비용 때문이다. 46년 동안 이용하다 보니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돼 연 유지·보수비용만 4억여 원에 이른다. 시는 지난 2004년부터 이미 아현고가의 통행가능 중량을 기존의 절반인 20톤으로 조정해 운영해왔다.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고마워 아현고가차도'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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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추억의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추억으로 사라질 아현고가에서 추억의 놀이를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추억의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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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건물 높이에 폭 15m짜리 고가도로 탓에 주변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일조권과 먼지, 소음 때문이다. 이날 걷기 행사에 참여한 아현동 주민 유옥현(55)씨는 동행한 친구와 서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웃는 얼굴로 "시원섭섭한 게 아니라 그냥 시원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길도 자주 막히는데다 차들이 빨리 다닐때는 시끄럽고 도통 장사가 안됐다"면서 "동네 사는 처지에서는 이것만큼 발전 가로막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동네 주민인 이 아무개(57)씨는 "고가 높이에 바로 아현 직업고등학교가 있는데 가서 책상을 쓸어보면 먼지가 말도 못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고가 인근 아현동 가구거리에 점포를 둔 김아무개(52)씨는 "고가가 사라지면 그만큼 아현 가구상가들도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보였다. 철거가 끝나면 이자리에는 2.2km 길이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6곳의 중앙차로 버스승강장이 설치된다. 지금보다 유동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도로 위에는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부분 마포구, 중구, 서대문구에서 온 이들이었다. 아현고가는 이 세 구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이 인도 역할을 한 것은 1987년 7월 9일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이 최초다. 당시 연세대에서 신촌을 거쳐, 아현고가를 지나 서울시청에 이르는 길에는 수백만의 인파가 모여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아현고가차도에 그려진 '라바' 그림위에서 어린이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아현고가차도, '라바'와 함께 추억속으로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아현고가차도에 그려진 '라바' 그림위에서 어린이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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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페인트 바닥 낙서하기, 사진전, 페이스페인팅, 요요놀이, 비석치기, 제기차기, 스케이트보드 타기 등의 내용으로 '공중 놀이터' 행사를 열었다. 가장 호응이 좋았던 페인트 바닥 낙서에는 군복을 입은 지역 해병대 전우회도 참여해 '안녕 아현고가' 등의 글씨를 쓰는 등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가 인근 지역 주민들 '반색'... "안녕 아현고가"

기념사진을 찍거나 놀이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아현고가가 끝나는 곳에 위치한 북아현 뉴타운 1-3 구역 조합원들이었다. 이들은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사업비를 3000억 원 인상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 주민 정아무개씨(62)는 "조합원마다 부담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이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5억 원" 이라면서 "일반 분양가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더 비싸다"고 주변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함께 나온 일부 주민들은 주장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돈 없는 노인들 900세대가 이곳에 물려 있는데 용산 사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진 좀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철거예정인 아현고가차도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 철거 예정인 아현고가 아래 지나는 시민들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철거예정인 아현고가차도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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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께부터 시작된 걷기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지역 출신 국회의원, 구청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민들과 함께 20여 분 동안 아현고가를 걸으며 '밀착 스킨십'을 펼쳤다. 현장에서 마주친 북아현 뉴타운 1-3 구역 주민들에게는 "따로 한 번 뵙자"고 말했다.

고가도로를 사이에 둔 아현 뉴타운과 북아현 뉴타운의 건축 계획을 들은 후에는 "그렇게 고층건물이 들어서면 바람길도 없어지겠다"면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현 뉴타운은 현재 지상 30층짜리 아파트 44개 동이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북아현 뉴타운에는 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서대문 고가도로도 철거하고 약수 고가도로와 서울역 고가도로 순으로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1990년대까지 이어졌던 서울 팽창기에 시내 물류 순환에 지대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필요성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현 고가도로의 본격적인 철거 공사는 9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이제 서울시내 고가도로는 85개 남았다.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 추억으로 사라질 아현고가차도 1968년 개통한 국내 최초 고가차도인 서울 아현고가차도(충정로~신촌로)가 철거를 앞두고 8일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걷기대회, 바닥색칠하기, 민속놀이,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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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아현동, #아현고가, #고가도로, #북아현동,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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