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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청와대 새 대변인에 임명된 민경욱 KBS 전 앵커가 춘추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소감 말하는 민경욱 청와대 새 대변인 5일 청와대 새 대변인에 임명된 민경욱 KBS 전 앵커가 춘추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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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 '9시뉴스'를 진행했던 민경욱 전 앵커가 지난 5일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스튜디오의 입'이었던 앵커 출신 대변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 대변인은 1991년 KBS 공채 18기 기자 출신으로 워싱턴 특파원 등을 거쳤다.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뉴스9' 앵커로 활동했고, 앵커에서 물러난 직후 문화부장을 지내다가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됐다.

이미 앵커출신들이 여야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헤아리면 '앵커출신 대변인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왜 정치권은 앵커 출신을 선호하는 것일까?

방송 3사 앵커 출신, 청·여·야 대변인에 발탁돼

청와대에 민경욱 대변인이 있다면 새누리당에는 홍지만 원내대변인이 있다. 홍 원내대변인은 1993년 SBS에 입사해 <8시 뉴스> 주말 앵커, <출발! 모닝와이드> 평일 1·2부 앵커로 시청자와 만났다. 2008년 1월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사표까지 던지며 한나라당 후보로 18대 총선에 나섰으나 당시 박종근 친박연대 후보에게 패배했다. 그 뒤 2012년 19대 총선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생활을 시작했고 같은 해 5월 21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에 이름을 올렸다.

MBC '100분 토론' 사회자 박광온.
 MBC '100분 토론' 사회자 박광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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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민주당 대변인에 발탁된 박광온 대변인도 앵커출신이다. 박 대변인은 1984년 MBC 입사 후 <주말 뉴스데스크>, <일요인터뷰 人> 등을 진행했다. 그는 2011년 12월 MBC에서 퇴사한 뒤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고, 2013년 5월부터 민주당 대변인에 임명되기 전까지는 당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들 외에도 앵커 출신으로 국회에 진출해 정당의 대변인을 맡거나 바로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된 사례도 있다. '최초의 앵커 출신 국회의원'인 변웅전 전 의원은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해 자민련 대변인을 맡았다. 새누리당에서는 KBS 출신의 이계진 전 의원, SBS 출신 한선교·유정현 전 의원도 대변인을 역임했다. 민주당에서는 MBC 앵커 출신의 정동영 상임고문, 차영 전 대변인과 박영선, 신경민 의원이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특히 KBS 앵커 출신의 이계진 전 의원은 2005년 당시 한나라당 신임 대변인에 임명되고 나서 "대변인(代辯人)의 시대를 접고 웃을 소(笑)자 소변인(笑辯人)의 시대를 열겠다"라고 소감을 밝혀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은 1983년 MBC에 입사해 'MBC 최초 여성 해외특파원'을 지냈고, 경제전문 기자로 활동하다 지난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박 의원은 2011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신경민 민주당 최고의원은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뉴스 앵커로 활동했고, 1998년부터 이듬해까지 아침 뉴스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이후 2008년부터 1년간 평일 진행을 담당했다. 2010년 9월 MBC에서 퇴사한 뒤 2011년 1월부터는 민주통합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서울 영등포을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또한 김은혜 전 KT 커뮤니케이션실 전무에게는 '앵커 출신 최초의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MBC 기자 겸 앵커 출신인 김 전 전무는 이명박 정부 때 대변인에 발탁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대통령실 외신담당 제1부대변인을, 2009년 9월부터 2010년 7월까지는 대통령실 제2대변인을 맡았다.

"대중적 전달력·높은 인지도 따른 주목효과 갖췄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이처럼 앵커 출신들이 대변인에 많이 기용되는 이유를 "대변인에게 필요한 '대중적 전달력'을 잘 갖췄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제 교수는 '대중적 전달력'의 주요 요소로 높은 인지도에 따른 주목 효과와 함께 방송을 통해 훈련된 발표능력, 적절한 어휘구사, 정확한 발음과 안정적 발성,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등을 꼽았다. 그는 "뉴스진행자로서 쌓은 공신력이 알게 모르게 정부 발표의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앵커출신을 선호하는 이유로 짐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춘권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앵커출신들은 대중적 인지도와 전달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는 정치를 인기영합주의 차원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저널리즘의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일" 이라고 평가했다.

덧붙이는 글 |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19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민경욱, #홍지만, #박광온, #대변인,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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