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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는 토요 미술품 경매 현장. 남도에서 열리는 토요 상설경매의 시작이었다.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는 토요 미술품 경매 현장. 남도에서 열리는 토요 상설경매의 시작이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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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경매가 붐이다. 그것도 매주 토요일 열리는 상설 경매다. 미술품으로 시작된 상설 경매가 청자, 목공예품에 이어 천연염색 제품까지로 확대됐다. 소비자에게는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생산자에겐 판로가 늘어 생산의욕을 높여준다.

천연염색 제품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대중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소문으로만 듣던 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장을 찾았다. 지난 15일이다. 경매장은 영산강이 흐르는 나주의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옆에 있는 천연염색공방이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경매에는 천연염색 제품 20여 점이 선보였다. 머리끈, 브로치에서부터 실크스카프, 가방 등 한껏 멋을 낸 작은 생활용품이었다 베개와 방석, 침구 등 제법 큰 것도 나왔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경매가 열리는 나주 천연염색공방. 영산강변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옆에 자리하고 있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경매가 열리는 나주 천연염색공방. 영산강변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옆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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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장. 진행자의 제품 설명에 이어 호가 경매방식으로 진행된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장. 진행자의 제품 설명에 이어 호가 경매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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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는 진행자의 출품작 소개로 시작됐다. 제품의 이름과 재료, 제작업체와 작가, 판매 가격까지 담은 안내 자료도 미리 배부됐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출품작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경매는 정상적인 판매 가격보다 싸게 시작됐다. 많이 싼 건 절반 가격에서 호가경매가 이뤄졌다. 몇 천원에서 가격이 시작된 소품도 있었다.

경매장에서 만난 박수진(46·광주)씨는 "가방도 예쁘고 스카프도 맘에 들어요. 사고 싶긴 한데. 내 옷과 맞추지 않으면 생뚱맞게 보일 것 같아서요"라면서 망설이더니 침구류에 관심을 보였다.

천연의 재료로 물들인 침구류 세트. 쪽물과 황토 등으로 염색해 건강에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천연의 재료로 물들인 침구류 세트. 쪽물과 황토 등으로 염색해 건강에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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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가 고민 끝에 고른 건 침구세트. 자수기법을 쓴 이불과 메밀을 넣은 베게로 황토염색을 한 것이었다. 경매에 나온 물품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나가는 제품이었다.

"한 세트에 8만 원씩, 두 세트를 샀어요. 아이들한테 하나씩 쓰게 하려고요. 시중에서 30만원을 줘야 할 텐데, 16만원에 샀습니다. 거의 반값에 샀으니까요. 엄청 싸게 산거죠. 기분 좋아요."

박씨의 말이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 경매 진행자가 천연의 염료로 물들인 가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 경매 진행자가 천연의 염료로 물들인 가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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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의 재료로 물들인 실크 스카프.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천연의 재료로 물들인 실크 스카프.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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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낙찰은 이걸로 끝이었다. 시중에서 1만8000원에 파는 숯 염색 머리끈을 9000원에 팔고, 감물과 쪽물을 들인 18만 원 짜리 가방을 14만원에 내놓았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장인들이 정성껏 만든 제품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했어요. 눈으로 보기는 좋은데, 선뜻 손이 가지는 않네요. 솔직한 심정이. 제 나이가 그런 모양입니다."

이월순(62·광주)씨의 얘기다. 이 씨는 천연염색박물관에 구경 왔다가 우연히 소식을 듣고 경매장에 들렀다고 했다. 천연염색 제품 토요 경매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천연염색 체험. 나주에 있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을 찾은 한 가족이 쪽물로 물을 들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천연염색 체험. 나주에 있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을 찾은 한 가족이 쪽물로 물을 들이는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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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에 쪽물을 들인 아이들이 직접 물들인 손수건을 펴보이고 있다.
 손수건에 쪽물을 들인 아이들이 직접 물들인 손수건을 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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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염염색박물관에서는 토요경매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천연염색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준비물도 따로 필요 없다. 쪽, 치자, 홍화씨, 양파껍질, 황토 등을 이용한 염료를 만들어 놓고, 체험용 천(무명)도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체험방법도 간단하다. 천연염색의 종류와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직접 물을 들여 본다. 물들이기도 어렵지 않다. 염료가 담긴 양재기에 티셔츠나 손수건을 넣고 주무르기만 하면 된다. 문양을 만들기 위해 고무줄로 묶은 부분만 쏙 빼고 물이 든 것도 신기하다.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쪽의 재배에서부터 색 뽑기, 잿물 만들기, 물들이기, 건조과정까지 쪽물염색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황룡포, 혼례복 등 다양한 천연염색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염료가 이렇게 오묘하면서도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천연의 색으로 물을 들여본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좋아한다. 

재봉틀을 이용한 바느질 흉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천연염색 제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재봉틀을 이용한 바느질 흉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천연염색 제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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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연염색박물관 전경. 천연염색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영산강변 전남 나주에 있다.
 한국천연염색박물관 전경. 천연염색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영산강변 전남 나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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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연염색, #토요경매, #천연염색제품 토요경매, #나주 천연염색공방, #한국천연염색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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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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