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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태수 기자) 2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가 일어난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역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사고 후 긴급 출동한 구급차와 소방차 수십 대가 상왕십리역 삼거리 길가에 일렬로 줄을 섰고, 여기에 경찰차와 경찰 버스까지 가세하면서 인근 지역은 오후 6시 현재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경찰은 신호등 대신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상왕십리역 1번 출구 옆에는 소방 당국의 지휘소가 들어섰고, 구급대원과 경찰뿐 아니라 수십 명의 의용소방대원까지 현장으로 출동했다.

혹시라도 모를 전기 사고에 대비해 한국전력 직원들도 헬멧을 쓴 채 사고 현장으로 투입됐고,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가슴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단 채 삼삼오오 현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뒤늦게 사고 열차에서 나온 한 여성 승객은 통증을 호소해 발목에 붕대를 감는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대원에게 업혀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날 오후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비를 피해 지하철 출구에 수십 명씩 모여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지켜봤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SNS를 통해 지인에게 현장 소식을 알리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는 이도 있었다.

현장을 지켜보던 인근 주민 서모(25·여)씨는 "상왕십리역에서 사고가 났다는 속보가 TV에서 나오길래 집에서 나왔다"며 "바로 어제 인근 구청에 마련된 세월호 분향소에 헌화했는데 오늘 이런 사고가 일어나 황당하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외국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경찰과 구급대원을 바라보다 '지하철 추돌'이라는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 "오 마이 갓"을 연발하기도 했다.

특히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을지로입구에서 성수 방향 2호선이 운행을 중단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은 인근 버스정류장으로 몰렸고, 일부는 상왕십리역에서 가까운 왕십리역 택시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 때문인지 근처를 지나는 버스들은 본격적인 퇴근시간이 아님에도 유독 만원 버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용산에서 잠실로 가려던 시민 황모(59)씨는 중앙선을 타고 왕십리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려 했지만,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아 할 수 없이 밖으로 나왔다.

황씨는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하철역에서 나온 승객들이 몰려 잘잡히지 않는다"며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 부근이 이토록 붐비는것은 처음 본다"며 "크게 다친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지하철 추돌사고,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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