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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덕후열전'은 과학, 경제, 예술, 군사, 사회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신만의 분야에 빠져있는 마니아들을 찾아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편집자말]
[기사 보강 : 8일 오후 5시 5분]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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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에 취입한 음악들도 좋은 기기로 들어보면 느낌이 달라요. 현장에서 함께 녹음됐었지만 대중들이 듣지는 못했던, 숨겨졌던 소리들이 나오죠."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님을~'. 앰프의 재생 버튼을 누르자 간드러지는 전자기타 소리와 낭창낭창한 아코디언 소리가 교차하며 귓속을 파고들었다. 부드럽게 떨리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가수 이미자의 애잔한 목소리가 각종 오디오 기기들이 정글처럼 들어찬 23.1㎡(7평) 남짓한 점포를 가득 메웠다.

"이미자씨 노래가 이렇게 좋았나요?". 소리에 놀라는 1982년생 기자를 보며 1943년생 엔지니어는 슬며시 웃더니 "이건 그냥 보급형 정도인데 뭐…"라면서 한마디를 붙인다. 용산 전자랜드에서 오디오 전문 수리점을 운영하는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이다. 

대학교 2학년 때 실습으로 시작했던 오디오 수리가 올해로 벌써 52년째. 그사이 국내 고급 오디오 수리 1인자가 됐다. 이제는 나이도 일흔을 넘겼지만 김 사장은 여전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께까지 인두를 들고 수리점을 지킨다. 전국에서 그를 찾아 올라온 고장난 고급 오디오들은 항상 대기 중이다.

그를 움직이는 건 몰입의 즐거움과 성취감이다. 김 사장은 "며칠 걸려 어려운 수리를 해내면 아주 엔도르핀이 팍팍 솟아나오고 좋은 곳에서 비싼 술 마시는 것보다 더 황홀하다"고 고백했다. 다음 번 '황홀함'을 위해 아침마다 헬스장도 다닌다. 그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이니까 80세까지는 현역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진공관 앰프는 '따뜻하고 포근'... 솔리드 앰프는 명료한 게 매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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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오디오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재생기(플레이어)-프리앰프(음량과 음색 조절)-파워앰프(출력)-스피커'의 순서를 거쳐 소리를 재생한다. 이런 오디오 시스템 중 음원이 녹음되던 당시 현장의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급 제품군을 '하이엔드(최고급) 오디오'라고 부른다. 흔히 한국에서 '전축'이라고 부르던 시스템보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음색을 결정해주는 프리앰프는 사용되는 부품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특이한 외양의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반도체를 사용하는 '솔리드 앰프'다. 김 사장은 업계에서 이들 모두를 자유롭게 수리하는 '능력자'로 알려져 있다.

진공관과 솔리드. 두 오디오의 소리는 어떻게 다를까. 김 사장은 "진공관은 두툼하면서 편안하고 포근한 맛이 있고 솔리드 앰프는 해상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오디오에서의 해상력이란 작은 소리는 작게, 큰 소리는 크게 재생하면서도 각각의 악기 소리를 명료하게 분간시켜주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젊은 층에서는 솔리드 앰프를 선호하고 나이가 좀 있는 세대들은 진공관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오디오 제조사마다 디자인이나 소리의 색깔이 다르지만 그중에서도 '업계 최고' 취급을 받는 메이커는 있다. 스위스 메이커인 'FM어쿠스틱'과 '골드문트'다. "FM어쿠스틱은 들어보면 뭔지 핀셋으로 끄집어낼 수는 없지만 편안하고 차분한, 묘한 뉘앙스가 있다"는 게 김 사장의 평이다. 그는 골드문트에 대해서는 "해상력과 밀도감이 매우 뛰어나서 얼핏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다소 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다른 메이커들도 좋은 제품이 많아요. 한때는 미국이 주름잡았었는데 요즘은 독일과 스위스가 두드러지지. 부메스터나 다질 같은 제조사들은 실력이 아주 뛰어나요. 미국도 마크레빈슨 같은 데는 음이 정확하면서 섬세하기로 유명하고. 오디오 마니아들은 그런 차이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지요."

"수리 맡은 물건은 고장 이전 상태로 복원해주는 게 철칙"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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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오디오 애호가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쉽게 '덕후' 취급을 받는다. 오디오 기기를 사서 입문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소리에 대한 분명한 취향이 없으면 취미를 계속 이어가기가 어렵기 때문.

기기 관리도 까다롭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회로가 예민하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매일같이 켜줘야 고장을 방지할 수 있다. 집으로 들어오는 전압이 밤이든 낮이든 일정한지도 수시로 체크해 문제가 있으면 별도의 장치를 달아줘야 한다. 한 번 켜서 마음 놓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4~5시간 정도다. 김 사장은 "하이엔드 오디오는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종일 켜놓으면 수명이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덕후'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까다로운 제품들을 수리하고 취향이 분명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여느 오디오 애호가 못지않은 '덕후'가 됐다. 올드 팝을 즐기던 음악 취향도 정통 클래식 쪽으로 바뀌었다. 오디오 애호가들이 듣는 음악을 알아야 제대로 된 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요를 듣는 손님들을 위해 소녀시대 같은 최신 걸그룹의 음악도 챙겨듣는다. 어떤 음악이 특정 기기에서 어떻게 재생되는지를 알고 있어야 수리가 수월하기 때문. 그는 "개인적으로는 소녀시대보다는 박자가 익숙한 싸이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 하이엔드 오디오 하면 '뭔가 어렵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냥 라디오라고 생각하면 쉽다. 오디오 기술이 라디오부터 온 거기 때문에. 오디오 기술은 이미 1960년대 초반에 어느 정도 정립이 됐고 그 뒤로는 소리의 색깔이나 디자인이 달라지는 정도? 그러니까 이 노인도 지금 현업에서 뛰고 있는 것 아닌가.(웃음)"

- 보통 사람들이 취미 삼기에는 비싸다는 고정관념도 있는 것 같다.
"20~30대 젊은층이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맞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억대 오디오를 갖춰놓고 듣는 사람은 전체의 0.5% 정도다.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는 거다. 요즘 스마트폰 등 기기가 발달했으니까 그런 걸로 듣다가 40대 넘어서 각자 형편에 맞춰 입문하면 좋을 것 같다."

- 가격대가 높은 물품들을 수리하려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 어떤 류의 고장이 가장 많나.
"내부에 있는 전자회로가 타거나 끊기는 경우가 많다. 기기가 오래되어 삭았거나, 관리를 잘못했거나 사고가 났거나. 하이엔드 오디오는 민감해서 실수 한 번에도 고장나는 경우도 있다.

흔히 사용자들이 볼륨(소리크기) 조절기를 최저로 낮춰놓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는 실수를 하는데 그러면 갑자기 전류치가 높아져서 회로에 무리가 가거나 파괴된다. 비닐 먼지떨개로 기기 뒷부분 먼지 털다가 전원 케이블이 합선돼서 가져오는 경우들도 있다. 다양하다."

- 맡은 수리품을 고장 이전 상태 그대로 복원해주는 게 철칙이라고 들었다.
"사람들이 특정한 오디오를 쓰는 건 다 자기만의 이유가 있는 거다. 그 소리가 좋아서 듣는건데 당연히 그 이전 소리 그대로 고쳐줘야지. 그래서 고장난 부분만 고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손을 본다. 50년 된 원칙이다."

"진짜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디오 고장나면 잠 못 잔다"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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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오디오 애호가들 사이에는 김 사장이 1960년대 생산된 오디오를 수리할 때 1960년대 생산된 납을 사용한다더라는 소문도 있다.(웃음)
"그건 좀 과장됐다(웃음). 그런데 내부 선재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 건 맞다. 오디오 내부에는 구리 선을 쓰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 색깔도 변하고 산화되면서 음성 전달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가 주는 특유의 맛이 있는데 이걸 요즘 나오는 무산소동선으로 바꿔버리면 소리가 달라져버리지.

그래서 선재를 바꿀때는 기기가 제작된 시기와 비슷한 때에 만들어진 재료를 쓴다. 납땜할 때 쓰는 납은 면적이 넓지 않아서 음색에 별 영향을 안 주니까 요즘 나온 제품을 쓰는거다."

- 오디오 제조사마다 음색이 다른데 어떻게 그걸 맞춰서 수리를 하는 건가?
"이걸(수리) 오래 하다보면 제조사별 음색을 외운다. 그리고 그게 되어야 어느 정도 복원에 근접한 수리가 가능한 거다. 고치기 전에 의뢰인과 얘기를 많이 한다. 고장나기 전에 어떤 상태였고 음악을 뭘 듣는지 등.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디오가 고장나면 잠을 못 잔다. 비싸서가 아니라 정말 자식같이 생각을 한다. 맡겨놓고도 수시로 수리 진행상황을 묻는 전화가 온다."

- 듣는 음악 폭이 상당할 것 같다.
"음악을 어느 정도 알아야 튜닝(음색조정)을 해줄 수 있으니까…. 원래 젊었을 때는 팝송을 좋아했는데 하이엔드 수리를 전문적으로 하면서 멀어지고 지금은 거의 클래식을 듣는다. 하이엔드 사용자들이 주로 클래식을 좋아한다. 가끔 가요 듣는 사람들이 있어서 소녀시대 같은 최신 음악들도 챙겨듣긴 한다."

- 소녀시대 노래를 어떻게 들었는지 궁금하다.
"내 취향은 아닌 것 같고(웃음). 싸이 노래가 박자가 익숙해서 더 좋았다. 올드팝 중에는 예전에 낫킹 콜이나 레이 찰스 등을 많이 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다."

- 가장 좋아하는 악기 소리는?(수리점 안에 첼리스트 장한나와 바이올리스트 정경화의 포스터가 있었다)
"예전에는 첼로 소리에 미쳤었다. 요즘은 바이올린. 바이올린을 각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소리를 얼마나 잘 재현하는가'로 기기를 고른다. 대체로 가격이 높으면 성능도 좋다. 가령 얘(QUAD 앰프를 가리키며)는 60만 원 정도인데 들어보면 바이올린 소리 끝이 좀 덜 날카롭다. 대패 같은 걸로 아주 살짝 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거보다 좀 더 좋은 앰프는 버드나무 끝처럼 소리가 낭창낭창 살아있거든. 그런 걸 알아보고 기기를 사는 거지. 물론 비싸다고 모두가 다 성능이 좋은 것은 아니다."

- 오디오 제조사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은 어딘가.
"내 경우는 마크레빈슨이다. 앰프가 설계가 잘 되어 있고 내용면에서 충실도가 있다. 대체로 양심적으로 제품을 만든다. 뚜껑을 열어보면 바로 '이야, 여기에 신경 많이 썼구나' 하는 부분들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간혹 어떤 제품들은 가격은 몇 천만 원씩 하면서 뜯어보면 주먹만 한 부속 하나밖에 안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비교가 많이 된다."

"어려운 수리 해내면 말로는 표현 못할 쾌감 느끼죠"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하이앤드 오디오 수리전문가 김원모 대일전자 사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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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과 인연을 맺는 하이엔드 오디오들은 절반 이상이 몇 십 년 된 옛날 제품들이다. 최근에 나오는 제품들에 비해 비교적 고장이 잘 나기 때문에 수리점에 맡겨지는 비율도 높다. 그러나 애호가들이 '빈티지'라고 부르는 오래된 제품들은 신제품들이 대체하지 못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의 풍경은 고희를 넘긴 김 사장이 현업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과도 일정 부분 겹친다. 김 사장은 "오래된 제품의 수리가 꾸준히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 있는 제품이라는 의미 아니겠느냐"면서 "망가져서 온 오래된 제품들을 보면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맡겨진 제품의 고장난 부분만 고치는 게 아니라 뒤쪽부터 뜯어내 전부 점검하는  '오버홀(overhaul)'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대한 오랫동안 문제 없이 작동하게끔 손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노년을 맞으면서 직업에 대한 애착도 더욱 커졌다. 그는 "이전에는 돈을 버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완전히 삶의 한 부분이 됐다"고 고백했다.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 복장에도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점포를 혼자 지키면서도 편한 작업복이 아니라 깨끗히 다린 흰색 와이셔츠에 멀끔한 넥타이 차림으로 일터로 나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50년 한 우물을 팠지만 그는 "아직도 배울 게 많다"고 했다. 오디오 수리업계의 '빈티지' 모델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김 사장은 "나이에 맞는 경륜과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냥 평범한 '올드모델'이 된다"면서 "나는 '빈티지'로 남기 위해서 새로 나오는 브랜드들을 연구하고 체력 관리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험이 많다지만 오디오 수리를 귀에만 의존해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전기적인 신호를 시각화시켜주는 기기들을 이용한다. 하이엔드 오디오 같은 경우는 오실로스코프나 디스토션 미터, 주파수를 볼 수 있는 프리컨시 카운터 등 서너 가지 기기를 동원해서 보통 3일 정도에 하나씩 고친다."

- 일을 무척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엄청 재미있다. 사람마다 성격 차이가 있듯이 기계도 각각 성격이 다르다. 며칠 동안 안 풀리는 어려운 수리들이 있는데 그걸 잘 구슬려서 결국 고쳐내면 말이나 글로는 표현 못 하는 쾌감이 온다. 오디오 수리뿐만 아니라 아마 다른 직업에도 그런 희열들이 있겠지. 나는 그것 때문에 이걸 못 놓고 있는 거다."

- 어떤 모델이 수리가 어렵나.
"오래된 기종들이 손이 많이 간다. 오래됐지만 개성 있고 우수한 소리를 내주는 기종들이 몇 있다. 맛 좋은 오래된 포도주에 빗대서 '빈티지'라고 부르는데 이런 건 확실히 단종된 제품들이니까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고치게 된다."

- 어떤 브랜드가 빈티지인가.
"다양하다. 맥킨토시나 알텍, 마란츠 등 오디오 명가들에서 수십 년 전에 나온 모델들을 지금 쓰는 사람들도 있다. 빈티지는 들어보면 '아. 좋구나' 하고 바로 안다. 최신형에 견줘봐도 손색이 없는 소리를 내지. 그렇다고 무조건 오래된 기종이 빈티지는 아니다. 그냥 오래된 건 '올드모델'이지."

- 본인은 '빈티지'인가 '올드모델'인가.
"빈티지가 되어야지(웃음). 사람들이 나를 처음 보면 나이가 72세니까 눈도 어둡고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렸을 때 나이든 선배들 그렇게 봤으니까. 그래서 수리하는 감각, 일하는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아침마다 헬스도 40분씩 하고 새로 나오는 오디오들이 가진 기술과 철학에 대해서도 꾸준히 연구한다. 팔다리가 움직이는 한 계속 이걸 하고 싶으니까. 안 그러면 '올드모델'이 되기 쉽다."


태그:#김원모, #오디오 수리, #하이엔드 오디오, #오디오, #덕후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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