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노란 배지를 달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충청투데이 정재훈기자>
▲ 교황 가슴에 '노란리본'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노란 배지를 달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충청투데이 정재훈기자>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가톨릭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 상처 입은 저희와 만난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떨렸습니다. 아까 만날 땐 사실 얼떨떨하고 마음이 울적했는데, 미사에 (교황님께서)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오신 걸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유가족들이 가야할 길이 먼데,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느꼈어요."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축하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미사를 드리는 내내 교황의 왼쪽 가슴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를 뜻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관련기사: '노란 리본' 단 프란치스코 교황..."세월호 희생자 성모님께 의탁).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단원고 2-3 고 김빛나라 양 부친)은 미사 후 기자들과 만나 교황의 이런 행동을 예상하지 못한 듯 "정말 놀랐다, (유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생존학생 2명을 포함해 유족 10명이 미사 전에 교황님과 15분 정도 만났다"며 "교황님은 설명을 들으며 (알겠다는 의미로) 계속 고개를 끄덕이셨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세월호 유족과 단원고 생존학생 등 36명이 이 날 미사에 참여해 그 중 10명이 교황과 따로 만났다. 오전 10시 30분께 미사가 진행되기 직전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은 "저희를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노란 리본과 기억 팔찌, 희생자 앨범수첩 등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생존학생이 쓴 편지(관련기사: "교황님, 이 한심한 나라를 떠나고 싶습니다")를 받기도 했다. 교황은 유족들을 한 명 한 명 품에 꼭 껴안아준 뒤 백색 제의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이동했고 세월호 참사 추모를 표하며 왼쪽 가슴 위에 노란 추모 리본을 단 뒤 제대(미사를 드리는 제단)로 올라갔다.

15일 오전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유족과 단원고 생존학생 등 10명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났다. 유족들은 노란색 추모 배지(노란리본) 등을 교황에게 건넸고, 교황은 이후 이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유족들이 교황에게 건넨 추모 배지 15일 오전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유족과 단원고 생존학생 등 10명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났다. 유족들은 노란색 추모 배지(노란리본) 등을 교황에게 건넸고, 교황은 이후 이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

관련사진보기


15일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난 세월호 유족들은 "저희를 기억해달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희생자 앨범을 교황에게 건넸다. 교황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후 유족에게 받은 추모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15일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난 세월호 유족들은 "저희를 기억해달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희생자 앨범을 교황에게 건넸다. 교황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후 유족에게 받은 추모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

관련사진보기


15일 오전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유족과 단원고 생존학생 등 10명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났다. 유족들은 노란색 추모 배지 등을 교황에게 건넸고, 교황은 이후 이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유족들이 전달한 '세월호 티셔츠' 15일 오전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유족과 단원고 생존학생 등 10명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따로 만났다. 유족들은 노란색 추모 배지 등을 교황에게 건넸고, 교황은 이후 이 배지를 제의복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

관련사진보기


김형기 세월호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단원고 2-9 고 김해화 양 부친)은 이에 대해 "교황께서 노란 리본을 바로 착용하고 미사를 집전하신 것은 한국 정부와 청와대에 특별법 제정(촉구)을 간접적인 피력하신 것"이라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억울하게 죽은 300여명 영혼과 함께 미사를" ...교황 "그렇게 하겠다"

이 자리에는 지난 7월 8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십자가를 지고 경기 안산 단원고를 출발, 진도 팽목항을 거쳐 38일간 도보 순례를 해온 유가족 김학일(루도비코, 고 이웅기 군 아버지)씨와 이호진(고 이승현 군 아버지)씨도 있었다. 이들은 교황 면담에 앞서 경기장 내 제의실에서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와 만나 십자가를 미리 전달했다.

이후 교황과 만난 김씨는 그에게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하며 간곡한 부탁을 했다. 그는 "제가 교황을 '파파'라 부르면서, 제의실 안 십자가에 억울하게 죽은 300명의 영혼들이 함께 있으니 그 영혼들과 미사를 집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를 전해들은 교황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십자가는 이후 주한교황청대사관을 통해 교황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유가족 위로하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또 김형기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세월호 가족의 아픔이 치유되기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정부와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병권 위원장도 "지금까지 진실을 은폐해 온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유족들에게 어떤 고난과 고초가 닥칠지 몰라 두렵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지금처럼 우리 곁에 있는 한국 천주교를 밀어달라"고 교황에게 부탁했다.

미사 집전 후 대전가톨릭대학교로 이동해 아시아 각국 청년대표 20여 명과 오찬을 한 교황은 이어 오후 5시 30분께 우리나라 최초 사제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를 방문해 청년대회 참가자 6000여 명과 만난다.

또 오는 16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천주교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추대하는 시복식 미사를 집전한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교황께 광화문 광장에서 33일째 단식 중인 유민 아버지(김영오씨)를 만나면 꼭 안아달라고 부탁했다"며 "시복식에는 600여 명의 유족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교황 세월호, #교황 노란배지, #교황 세월호 유족, #교황 대전월드컵, #교황 미사
댓글1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