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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아버지께 지겹도록 들은 말 중 하나.

"사람은 함께 하는 삶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언제나 봉사하는 삶을 살려 한다. 이제 다시 겨울이 왔다. 또 다시 우리는 한 해를 정리해야 하고 2015년을 맞이해야 한다. 2014년,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단연 해피무버가 되어 중국을 다녀온 일이 아닐까 싶다.

먼저 해피무브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해피무브란 현대자동차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한 번에 500명씩 1년에 두 기수를 모집한다. 약 1000여명의 대학생들이 해외 곳곳에서 사랑의 손길을 전하며 가슴 따뜻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중국에서 빈곤주민들을 위한 건축 봉사를 행했다. 약 2주 간의 행복한 움직임을 조심스레 풀어나가 보고자 한다.

이제 제가 직접 느껴볼 때입니다!

나에게 해피무버라는 자격은 3번의 도전 끝에 주어졌다. 3번의 도전, 그 시간 동안 내 주위엔 여러 해피무버들이 생겼다. 열정 가득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 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림을 깨달았다. 더욱 간절해졌다. 두 번째 면접임에도 간절한 만큼 긴장되었다. 면접관께서 내게 물으셨다. 세 번째 지원이면 포기할 법도 한데 왜 계속 지원하느냐. 간단하다. 해피무버들을 그토록 매료시킨 그 감동이 무엇인지 내가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2013년 12월 6일, 합격 문자를 받았다. 드디어 해피무버가 되었다!

건축봉사 당시 현장 모습
▲ 건축봉사 건축봉사 당시 현장 모습
ⓒ 한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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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꿈들이 모여 만드는 하모니

다른 팀도 그랬겠지만, 우리 팀의 첫만남은 참 어색했다. 그러나 그 어색함도 잠시. 오티 때부터 출국 전 엠티까지. 첫만남 때의 어색함은 완전히 없애고 중국으로 함께 출발했다. 이제 정말 시작이다. 이들과 함께 2주간 행복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야 한다. We can do it!
서기였던 나는 하루하루의 모든 일을 기록해야 했다. 파견 첫날, 해비타트 직원분이 오티 때 해주신 말씀이 봉사 내내 나의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가 만드는 집은 최상의 상태여야 합니다." 힘들 때마다 그 말씀을 되새겼다. 홈파트너에게 멋진 집을 선물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둘째 날, 드디어 작업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처음 한 일은 정리되지 않은 벽돌에 붙은 시멘트를 떼내는 일이었다. 진짜 말 그대로 벽돌만 이리저리 던져져 있는 허허벌판. 언제 지붕까지 쌓아 올리지?

하루 하루가 갈 때마다 우리의 작업도 조금씩 바뀌었다. 벽돌을 쌓아 올리기 전, 지반 내에 묻혀있는 벽돌들을 파내기 위한 삽질과 곡괭이질부터 공구리 작업, 미장까지 다양한 작업들. 고된 작업에 피로가 쌓일 법도 한데, 불평하는 이 하나 없었다. 오히려 즐거운 분위기를 위해 매 순간 음악을 틀어놓고 신나게 일했던 우리 팀. 지금 생각해도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나중에야 알게 된 건데, 우리가 작업하던 곳은 다른 팀들의 작업 현장에 비해 훨씬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뭐, 우린 그것도 모르고 참 즐겁게 일했으니 괜찮다.

우리가 작업하는 동안 정말 많은 동네 주민들이 우리가 작업 하는 모습을 구경 오셨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바로 2013년 상반기, 해피무브의 홈파트너였던 분께서 우리를 도우러 찾아오신 것이다. 그분은 해피무브를 아직도 잊을 수 없고, 우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11기 선배들의 문화공연 영상까지 아직 휴대폰에 보관하고 계셨다. 사랑의 실천은 정말 위대하다. 이렇듯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놨으니 말이다.

옌청 내 한 유치원에서 진행된 교육봉사
▲ 중국 아이들과 옌청 내 한 유치원에서 진행된 교육봉사
ⓒ 한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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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를 만나서 참 고맙고 행복해

단 하루 진행된 교육봉사지만, 그 감동은 절대 짧지 않았다.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잘 할 수 있을까. 우리 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은 탈 색칠하기와 딱지 뒤집기. 딱지에는 한국의 뽀로로와 중국 아이들의 뽀로로라는 시양양을 새겨넣었다. 결론적으로,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다! 시양양을 보는 순간, 아이들의 반응은 가히 최고였다. 곳곳에서 시양양을 외치던 아이들. 그 어여쁜 목소리와 밝은 미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탈 색칠을 할 때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조금씩 아이들을 도와줬다. 그럴 때마다 나와 눈을 맞추며 '셰셰'라고 해주는 아이들이 참 고마웠다. 우리 팀원 하나가 이런 말을 했었다. '언니, 진짜 잘 놀아주네요! 애들이 진짜 즐거워 보여요.' 그런가? 내 스스로가 너무 즐거워서 사실 힘든 줄도 몰랐다. 사진 찍자고 카메라를 내밀 때마다 예쁜 미소를 보여줬던 아이들. 10기 선배의 말씀이 떠올랐다.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통하더라."

노세, 놀아보세!

해피무브의 마지막을 장식한 문화 봉사. 우리 팀에겐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리허설 날, 우리는 모든 걸 새로 바꿨기 때문이다. 합창을 준비해갔지만, 보기 좋게 탈락 됐다. 왕멘토님이 나중에야 해주신 말씀인데, 그때 우리가 합창하던 무대에 코브라를 풀고 싶으셨다고 한다. 짓궂으시긴!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멋진 기적을 만들어 냈다. 교육봉사를 위해 준비해 간 탈을 이용해 탈춤을 기획했다. 그리고 중국 인터넷 쇼핑몰까지 이용해 손목에 낄 천을 준비하는 열정까지! 건축봉사 후 호텔에 돌아오면 문화공연 연습. 이 생활이 2주간 지속됐다. 지독한 몸치였던 나는 건축봉사 만큼이나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였기에, 두렵진 않았다. 결국 우리는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고 열정으로 멋지게 공연을 끝마칠 수 있었다.

해피무브 첫 탈락 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던 시간. 가끔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포기하지 않았던 그때의 내 자신에게 정말 감사하다. 만약 그 때 포기했더라면 내가 이토록 값진 경험을 할 수 없었겠지. 해피무브, 참으로 고맙다!

내 젊음을 팔아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값진 일이다. 이번 겨울, 누구보다 따뜻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해피무브를 자신있게 추천한다. 해피무브 14기는 오는 2014년 11월 11일까지 서류모집을 실시한다.


태그:#해피무브, #해비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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