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 한우산풍력발전단지 조성공사가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가 허위 작성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니슨(의령풍력발전)은 지난 5월초부터 한우산(해발 870m) 능선 3.5km를 따라 25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의령군 가례면 갑을마을 등 주민들은 산사태와 '저주파·소음 피해' 등을 우려 공사 반대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여영국(노동당), 김지수·전현숙(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5일 의령풍력발전단지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가 허위작성되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령군청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고, 곧이어 공사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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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한우산풍력발전반대대책위 소속 주민들은 25일 오후 의령군청 현관 앞에서 군수 면담 등을 요구하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경찰과 공무원들에 의해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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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은 "풍력발전단지는 2003년 태풍 '매미' 때 주민 6명이 한꺼번에 죽음으로 몰고간 산사태가 발생한 그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공사로 인한 산사태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당연하다"며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를 검토하면 주민들의 주장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다른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의 내용을 그대로 따다 쓴 정황을 여러 곳에서 발견했다"며 "검토서 3곳에서 자료 확보를 위해 김해시 재난관리과를 방문했다는 문장이 있고, 사업대상지 주변 지역을 훨씬 벗어나 무관한 지역에 대한 재해현황을 조사하려고 재해대장을 열람하기 위해 의령군 재난관리과를 방문했다는 문장도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재해이력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검토서는 의령군 풍수해 현황표만 단순 제시하고, 재해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원인별 대책이 수립되었는 지 여부는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며 "주민 6명을 한꺼번에 죽음으로 몰고 갔던 2003년 산사태에 대한 사고 내용은 단 한 줄도 찾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산사태 영향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의령군은 공사 중지시키고, 경남도는 풍력발전소 조성사업 사전재해영향성검토서 허위작성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의령군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의원들과 면담하면서 검토서의 일부 부실 작성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영국 의원은 "의령군청에 들러 면담했는데, 검토서의 부실 작성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유니슨 관계자는 "검토서는 국가에서 지정한 업체에서 용역의뢰해 작성되었고, 의령군과 경남도에 제출되어 보완과정을 거쳤다"며 "검토서가 사업 허가의 기준은 아니다. 산지관리법 등 관련 규정에 위배되지 않으니까 경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되어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 집회 벌여... 의령군수 "어쩔 수 없다" 발언

한편 의령한우산풍력발전반대대책위는 25일 의령에서 '풍력발전 반대 군민대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KT 의령지사 앞에서 의령군청까지 거리행진했고, 군청 앞마당에 모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주민들은 "풍력발전단지로 인한 소음과 저주파 공포가 우려되고,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밀양 송전탑 반대 활동을 벌였던 주민들도 참석해 격려했다.

주민들이 군청 앞마당에 집결한 뒤 오영호 의령군수가 나와 "풍력발전단지 공사는 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어쩔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주민들이 항의하며 군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현관 앞에서 경찰과 공무원들이 막으면서 한때 충돌이 벌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92세 할아버지도 참석했고, 대부분 60~80대 노인들이 많았다. 유니슨 측은 주민 40여 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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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한우산풍력발전반대대책위는 25일 의령에서 "한우산 풍력발전반대 군민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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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한우산풍력발전반대대책위는 25일 의령에서 "한우산 풍력발전반대 군민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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