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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의 풀무원 물류 자회사 엑소후레쉬물류에서 근무하는 화물노동자들이 지난 4일 회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의 풀무원 물류 자회사 엑소후레쉬물류에서 근무하는 화물노동자들이 지난 4일 회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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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라며 허리띠 졸라매자고해 풀무원 화물 노동자들은 20년 동안 월급이 동결됐습니다. 세계 경제 불황에도 풀무원은 지역 매출 1위, 세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화물 노동자의 월급은 동결, 추가 운임비는 줄고 인력 감축에 노동 강도는 세졌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각종 산재 사고가 발생해도 풀무원은 나 몰라라 할 뿐입니다."

화물연대 음성진천지회 풀무원분회(아래 풀무원분회) 소속 조합원은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앞에서는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는 풀무원이라고 주장하지만, 뒤에서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못된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풀무원 물류 자회사 엑소후레쉬물류에서 근무하는 화물 노동자들이 노사 합의 이행과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풀무원분회가 올해 1월 부분 파업에 이어 8개월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부분파업까지 합하면 세 번째 파업이고, 전면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풀무원 화물 노동자들은 지난 1월 노동 조건 개선과 계약 해지 철회를 요구하는 부분 파업을 했다. 파업 하루 만에 노사가 합의서에 서명하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다. 하지만 합의한 지 8개월을 맞은 현재 화물 노동자들은 결국 차량 운행을 멈췄다.

민주노총 충북본부(아래 충북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측이 파업 시 대체 차량으로 발생한 비용을 조합원들에게 전가해 임금에서 공제했다"며 "지난 파업 시 차량 도색을 훼손한 것을 문제 삼아 '다시는 차량 도색을 훼손하지 않을 것과 구호, 주장, 화물연대 스티커 등을 부착하지 않겠으며, 이를 어길시 노동자에게 징벌적 임금 삭감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노예 계약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충북본부는 또한 "상·하차 작업 시 부상당한 조합원에게 치료비는커녕 다시 일하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진단서를 끊어오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며 "노조 탄압을 중단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성실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임종운 화물연대 음성진천지회장은 "화물연대는 노사 간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반면 사측은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화를 신어야한다며, 용역들이 신던 헌 안전화를 지급하는 등 노동자를 완전히 무시했다"고 말했다.

임 지회장은 또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산재 사고가 발생해도 풀무원은 나 몰라라 할 뿐"이라며 "인력 감축으로 풀무원 제품 상·하차 업무까지 화물노동자가 떠맡았지만 일을 하다가 다쳐도 보상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화물연대 "열악한 환경, 제대로 보상 못받아", 풀무원 "황당한 요구"

지난 4일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파업에 맞서 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 직원들이 회사 인근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지난 4일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파업에 맞서 풀무원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 직원들이 회사 인근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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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6월 22일 풀무원분회 소속 화물노동자 김아무개(55)씨는 풀무원 제품 상·하차 작업을 하던 중 낙상 사고를 당해 두개늑골을 포함하는 다발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았다. 풀무원분회는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김씨에게 치료비와 요양비는커녕 월급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김씨가 생계 문제로 쉬지 못하고 한 달 만에 업무 복귀를 하자 6주 진단서를 줄여서 다시 제출할 것을 회사 측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7일 기자와 통화에서 "(화물연대 풀무원분회가) 운송을 맡고 있으니 대표성을 인정해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며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풀무원은 합의를 어기는 회사가 아니다, 본질을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풀무원 측은 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풀무원이 식품 운송 위탁 계약을 맺은 화물연대 소속 운송 트럭 차주 40명이 차량 외부에 도색된 회사 브랜드를 훼손할 수 있게 하라며 파업에 돌입해 물류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풀무원은 이어 "차주들이 운송 차량 외부의 풀무원 CI로고를 훼손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페널티를 물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썼다"며 "이 서약서는 강요된 것이 아니라 운송 차주 전원이 지난 3월에 자발적으로 사인해 스스로 제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풀무원CI를 도색했을 경우와 하지 않았을 경우에 따라 차량 매매 시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호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의장은 "회사 측에서 서약서를 만들었고, 안 쓸 수 없도록 유도했다"며 "회사 측이 주장하는 대로 프리미엄을 붙여 운송사에 내놓으면 차량 매매가 안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하루 기본 15시간씩 운행을 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센데 누가 차를 사겠나"라고 되물었다.


태그:#풀무원, #화물연대, #충북 음성, #풀무원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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