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육군 보병 50사단에서 신병 훈련을 하던 도중 수류탄이 터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오전 11시 13분쯤 50사단 신병훈련장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손아무개(20) 훈련병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터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교관 김아무개(27) 중사가 온몸에 파편을 맞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낮 12시 53분께 숨졌고 손 훈련병은 손목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참호 밖에서 훈련을 지켜보던 박아무개(27) 중사도 수류탄 파편이 튀어 부상을 당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이날 오전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손아무개 훈련병이 교관의 지시에 따라 수류탄 안전고리를 제거한 뒤 손을 뒤로 뻗으면서 '던져' 구령을 외치던 도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교관들이 수류탄을 전달한 뒤 훈련병이 이를 받아서 던지는 과정에서 갑자기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훈련병의 실수로 난 사고인지, 아니면 수류탄 불량인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김 중사와 손 훈련병은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김 중사는 사망하고 손 훈련병은 절단된 손목 봉합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다. 박 중사는 대구파티마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훈련은 지난달 18일 입대한 신병들을 대상으로 오전부터 진행됐으며 총 206명이 함께 있었지만 나머지 훈련병들은 참호로부터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이어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사용된 수류탄은 2005년 생산된 K413(세열수류탄)으로 지난해 9월 16일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박아무개(19) 훈련병이 들고 있다 터지는 사고가 난 수류탄과 동일 제품이다.
군 당국은 이날 훈련을 즉시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훈련교관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한편 육군과 50사단이 개설해 운영중인 신병교육대대 온라인 카페에는 가족들의 걱정어린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훈련병의 어머니는 "뉴스 보는데 대구 훈련 도중 수류탄 사고 소식에 너무 놀라서 뉴스를 볼 수 없었단다"라며 "남아있는 훈련 조심히 잘 받길 바란다. 울 아들 조심하고 놀랜 가슴진정시켜라"고 적었다.
또 다른 훈련병의 어머니도 "너무 가슴아픈 일이 벌어졌구나"라며 "너희들은 얼마나 충격이었겠어? 그럴수록 정신 더 바짝 차리고 조심 또 조심해라. 엄마가 항상 기도할 게"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