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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성장한 OCI그룹은 국세청과 인천시를 상대로 약 5000억원에 달하는 납세 불복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세금 소송의 쟁점은 2008년 OCI의 기업 분할이 조세 감면에 해당하는 적격 분할이냐, 아니냐다. 그런데 이 소송 이면에는 수백만 톤에 달하는 폐석회 처리 문제와 처리방식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시민운동의 역사,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가려져있다. <기자말>

<시사인천>은 세금 소송의 쟁점과 더불어, 폐석회 생성과 처리 과정을 짚어보고, '동양제철화학 폐기물 처리 및 난개발 진상 규명 시민대책협의회'의 활동을 재조명함으로써 인천시와 기업, 시민사회가 어떻게 폐석회 처리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는지를 고찰하고자한다. 이로써 답보상태에 있는 폐석회 처리의 해법을 찾고자한다.

또한 OCI라는 대기업의 윤리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OCI의 기업 분할 과정과 세금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은 난제까지를 살펴보고, 폐석회와 관련해 인천시가 나아갈 방향과 대기업이 갖춰야할 사회적 책임을 짚어볼 예정이다.

자연건조와 탈수로 폐석회 압축해 매립

OCI 기업분할과 폐석회 처리 진단
1. 동양제철화학 소다회공장과 폐석회
2. 드러난 폐석회, 사회적 문제로 부각
3. 폐석회 처리 촉구 시민운동의 등장
4. 사회적 합의에 숨겨진 지하폐석회
5. DCRE는 지하폐석회를 처리할 수 있을까?
6. OCI 기업분할, 폐석회 처리는 누가?
7. 폐석회 처리문제, 세금소송으로
8. 인천시,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다
9. OCI의 사회적 책임은 없을까?
10. 폐석회 처리, 해법은 없나?
인천시는 OCI가 인천공장 지상에 적치한 폐석회 583만㎥를 인천공장 안에 매립해 처리하게 했다. 시는 2005년 12월 481만㎥ 규모의 폐기물처리시설인 관리형 매립시설을 승인했다.
(관련기사: 학교 공원부지 지하 폐석회, 정말 문제없나?)

그 뒤 OCI는 2006년 9월 현대건설과 폐석회 매립을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2008년 1월부터 현재까지 지상에 적치돼있던 폐석회를 매립하고 있다.

OCI 쪽이 남구에 신고한 자료를 보면, 2011년 8월 31일까지 매립한 폐석회 양은 399만 9000㎥이고, 그 뒤 추가 매립공사를 진행해 올해 9월까지 매립한 폐석회 양은 약 402만 6990㎥다. 지상 폐석회 대부분을 매립한 뒤, 지금은 수인선 학익역 공사현장에서 나온 폐석회와 공장 내 염화칼슘공장에서 나온 폐석회 등을 매립하고 있다.

시가 2005년 OCI 쪽에 승인한 매립시설 용량은 481만㎥이다. OCI는 기계적 탈수와 자연건조로 폐석회 부피를 줄이면 583만㎥를 모두 매립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OCI는 지상 폐석회 583만㎥를 375만㎥로 탈수해 매립하면 매립시설에 106만㎥ 만큼 여유가 생기니, 이 여유 공간에 하부(=지하) 폐석회 234만㎥를 마찬가지로 탈수해 매립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OCI가 2006년 현대건설과 체결한 계약을 보면, 현대건설이 매립시설(=481만㎥)에 지상 폐석회 583만㎥를 모두 매립하고, 해당 매립시설에 무조건 106만㎥ 규모의 여유 용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돼있다.

그렇게 2008년 1월부터 매립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공사 도중 변수가 생겼다. 기계적 탈수 효율이 떨어지고, 탈수 후 최종 함수비가 상승하면서 폐석회 부피가 늘어난 것이다. 시는 2009년 1월에 매립시설 용량을 481만㎥에서 527만㎥로 늘려줬다. 기계적 탈수 효율 저감과 최종 함수비 상승으로 매립 체적이 증가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OCI는 이 527만㎥ 시설 용량 중 지하폐석회 처리용 106만㎥를 제외한 421만㎥에 지상 폐석회 583만㎥를 421만㎥ 이하로 압축해 매립하겠다고 했다.

2011년 8월 31일 기준 OCI 쪽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당초 적치량 583만㎥ ▲실제 매립 대상량 559만㎥(함수비 141%, 학익대교와 제방 등 24만㎥ 제외) ▲관리대장 매립량 481만 8000㎥(함수비 116%) ▲실제 매립량 399만 9000㎥(함수비 89%)다.

즉, OCI 쪽은 559만㎥를 운반하고 필터프레스를 하는 과정에서 함수비 116%인 481만 8000㎥로 압축하고, 이를 다시 매립하는 과정에서 압밀ㆍ추가건조 등으로 함수비 89%인 399만 9000㎥로 압축해 매립한 것이다.

OCI가 침전지 상부에 쌓아놓은 폐석회를 유수지에 매립하기 위해 퍼 담는 모습.<2008년>
▲ 동양제철화학 OCI가 침전지 상부에 쌓아놓은 폐석회를 유수지에 매립하기 위해 퍼 담는 모습.<2008년>
ⓒ 사진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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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한 함수비와 집계표 함수비 달라

2011년 8월 31일 기준, DCRE(2008년 5월 기업 분할 이후 폐석회 처리 주체가 OCI에서 DCRE로 변경)가 매립한 지상 폐석회 양은 399만 9000㎥다. 압축 전 함수비는 약 141%였고, 압축 후 함수비는 89%였다.

그러나 DCRE가 공사를 진행하면서 작성한 '폐석회 케이크 생산 시 함수비 집계표'를 보면 의혹이 발생한다. 함수비는 물을 머금고 있는 흙이 있다고 했을 때, 이 흙이 머금고 있는 물의 중량을 흙만의 중량으로 나눈 값이다.

이를테면 폐석회 100톤 중, 폐석회가 50톤이고 물이 50톤이라고 했을 때 함수비는 100%가 되고, 폐석회가 60톤이고 물이 40톤이면, 함수비는 66.7%가 된다.

그러나 DCRE 쪽이 매립 공사를 진행하면서 2008년 1월 21일부터 2010년 3월까지 집계한 폐석회의 평균 함수비는 92.88%다. 2008년 12월까지는 함수비가 90%를 밑돌았으나, 2009년부터는 대부분 100%를 넘었다. DCRE가 탈수를 위해 독일에서 가져온 탈수기계는 얼마 가지 않아 사용이 중단됐다.

즉, 평균 함수비 92.88%를 적용하면 그만큼 폐석회가 물을 많이 머금고 있다는 것으로, 2011년 8월 31까지 매립한 폐석회는 399만 9000㎥가 더 될 가능성이 높다.

OCI가 2011년 8월 31일까지 매립 공사를 진행하면서 작업량을 기록한 매립일지를 보면, 폐석회 더미에서 매립지로 운반한 총량은 481만 8577㎥로 돼있다. 그리고 이 폐석회를 399만 9000㎥로 압축해 매립한 것이다. 무려 81만 9577㎥를 압축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함수비가 89%를 넘는다. 481만 8577㎥를 399만 9000㎥로 압축한 공정에 의혹이 발생하는 셈이다. OCI 쪽이 올해 9월까지 매립한 대로 하면, 매립시설 여유 용량은 124만 3000㎥가 돼야하지만, 실제로 그만큼 여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DCRE는 527만㎥ 규모의 매립시설에 지상 폐석회 559만㎥를 399만 9000㎥로 압축해 매립했다고 했지만, 이처럼 의혹이 남는 것이다. 과연 DCRE는 남은 매립시설에 침전지 하부 폐석회 234만㎥를 모두 매립할 수 있을까? (다음회 계속)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태그:#OCI, #DCRE, #동양제철화학, #폐석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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