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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한국역사연구회장(왼쪽 세번째)이 9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역사·역사교육 연구자들은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용욱 한국역사연구회장(왼쪽 세번째)이 9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역사·역사교육 연구자들은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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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질식시킬 것이다."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인 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3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21세기 우리 사회에 맞지 않고, 헌법정신과 세계시민의 보편적 기준에도 맞지 않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왜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군사작전 하듯 국정화를 발표했는지 학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교수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국민담화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고등학교의 99.9%가 편향성 논란이 있는 교과서를 선택해 다양성을 상실했다'는 황 총리의 주장에 대해 "정부가 혹시 0.1%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며 "학교에서 여러 종의 교과서 중 한 교과서를 선택할 때는 가장 오류가 적고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교과서로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황 총리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이 낮은 것을 다양성 상실의 예로 든 것과 관련해 "자기 자식이 배울 교과서가 허다한 오류를 가지고 있고, 관점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면 학부모들부터도 그 교과서의 채택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며 "오히려 강남의 학부모들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인정이 다양성을 보장할 수 없으니까 국정제로 간다는 건 논리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초등학생들이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며 "검정제는 여러 가지 교과서를 허용하는 것이고 국정화는 단 하나의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인데 어떻게 국정제가 검정제보다 더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가 가능하냐"고 꼬집었다.

"한 종류 교과서로는 시험문제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

그는 "실제로 교과서가 심각한 지경에 있었다면 1차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할 곳은 그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이라며 "다른 정책에서는 경쟁에 의한 선택을 계속 강조하고 있으면서 왜 교과서에 한정해서는 거꾸로 가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 교수는 '국정교과서가 학습 부담을 경감시켜 줄 것'이라는 황 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 종류의 교과서를 가지고 시험문제를 내면 변별력과 난이도를 주기 위해서는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며 "교사들이 경험적으로 '학습 부담 경감' 논리가 옳지 않다고 얘기하고 있고 학부모들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우리 사회의 엄청난 기회비용을 들여가며 국정화 문제를 정치화시켜서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정부가 얻으려는 정치적 의도도 달성하지 못한 채 오히려 더 자유로운 교과서 발행제도와 더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우리 사회가 교과서에 있는 역사적 사실을 훨씬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여건이나 역량을 갖고 있다"며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수시로 더 풍성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데 하나의 사관이 교과서를 통해서 가르쳐질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아이튠즈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오마이TV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팟빵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태그:#정용욱, #국정교과서, #장윤선의 팟짱, #교학사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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