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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세발낙지는 맛과 영양과 빼어난데다 씹을수록 산낙지 특유의 고소한 향미가 배어난다.
 목포세발낙지는 맛과 영양과 빼어난데다 씹을수록 산낙지 특유의 고소한 향미가 배어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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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낙지하면 떠오르는 곳, 영암 독천이다. 강진에서 목포 가는 길목에 있는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는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면소재지에 낙지요리촌이 형성되어 있다. 미식여행을 즐기는 지인과 함께 의기투합 벌교꼬막정식을 먹으러 가던 길에 계획을 바꿔 이곳으로 향했다.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음식 얘기 도중 낙지에 필이 꽂혔다. 지인이 최근 벌교에서 꼬막정식을 먹었다며 낙지요리가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랜만에 영암 독천을 가는 터라 내심 즐거웠다. 예전에 자주 찾던 단골집이 있었으나 오랜만의 방문인지라 학산 개인택시 기사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입맛 사로잡는 한우갈낙탕... 10찬에 맛깔난 젓갈세트까지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낙지요리촌이 있다.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낙지요리촌이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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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천낙지마당, 학산개인택시 기사 세 분이 이구동성 추천한 곳이다. 오늘의 메뉴는 한우갈낙탕과 낙지를 날것 그대로 먹는 살아 꿈틀대는 세발낙지다. 머리에 발이 나 두족류라 불리는 낙지는 8개의 다리를 가진 연체동물이다.

상차림의 반찬을 세세하게 살펴보니 남도 음식이 오롯하다. 오랜만에 만난 제대로 된 남도 음식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역시 그 맛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파래무침과 밴댕이젓갈, 참나물무침, 멸치볶음 등 10찬이다. 이어 젓갈세트(석화젓, 갈치속젓, 오징어젓, 새우젓)도 선보인다.

10찬에 맛깔난 젓갈세트까지 선보이는 한우갈낙탕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10찬에 맛깔난 젓갈세트까지 선보이는 한우갈낙탕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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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사골육수에 인삼 대추 등의 한약재를 넣고 산낙지와 함께 푹 끓여낸 갈낙탕은 그 맛이 일품이다.
 한우사골육수에 인삼 대추 등의 한약재를 넣고 산낙지와 함께 푹 끓여낸 갈낙탕은 그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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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자르르한 흰쌀밥과 함께 내온 갈낙탕이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윤기 자르르한 흰쌀밥과 함께 내온 갈낙탕이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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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와 산낙지로 요리한 갈낙탕이다. 음식의 맛은 식재료가 8할이라는데 역시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맛이 남다르다. 한우사골육수를 사용해 국물 맛도 끝내준다. 인삼 대추 등의 한약재를 넣고 푹 끓여낸 갈낙탕은 기가 허할 때 보양식으로 먹으면 참 좋겠다.

유난히 윤기가 자르르한 흰쌀밥과 함께 내온 갈낙탕이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먹을수록 빠져드는 갈낙탕 국물맛의 깊이를 쉬 헤아리기 어렵다. 생삽겹살에 쭈꾸미가 한데 어우러진 쭈삼불고기가 있다면 한우갈비에는 세발낙지가 잘 어울린다. 이들의 음식궁합은 환상 그 자체다.

주인아주머니(57. 맹정자)의 말에 의하면 갈낙탕에다 인삼 대추 등 우리 몸에 좋은 건 다 넣어 끓여냈다고 한다. 손맛 빼어나기로 소문난 주인아주머니는 찬모 없이 반찬도 자신이 직접 챙긴다.  

"암소한우갈낙탕이에요. 산낙지와 갈비를 손질해 사골육수로 끓여요. 대추 인삼 등 한약재와 청양초 마늘 양파 파 등 몸에 좋은 건 다 넣어요."

나무젓가락에 감아 먹는 목포세발낙지... 마늘하고 된장 같이 먹어야 제맛


살아있는 목포세발낙지 서너 마리만 먹으면 온몸에 기운이 뻗치고 배가 든든해져온다.
 살아있는 목포세발낙지 서너 마리만 먹으면 온몸에 기운이 뻗치고 배가 든든해져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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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유명한 목포세발낙지에요. 이렇게 목을 잡아야제 낙지가 힘을 못 써요, 낙지가 대접에 딱 붙을 때 잡아당기면 낙지발에 대접이 들릴 정도로 힘이 쎄거든요."

세발낙지는 무거운 사기그릇에 담아낸다. 시가인 낙지의 가격은 매일 달라진다. 지난 16일의 세발낙지 시가는 한 마리에 5천원이었다.

다음은 세발낙지를 날걸으로 먹는 요령이다.

나무젓가락 한 개를 낙지 머리에 끼워 넣고 다른 젓가락 한 개를 합쳐 젓가락에 낙지다리를 둘둘 만다. 이때 젓가락 한 개를 사용하면 낙지가 젓가락에서 헛돈다. 이렇게 감은 세발낙지는 초장에 찍어먹는다. 마늘과 된장을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나무젓가락에 둘둘 말아 초장 찍어 드세요. 마늘하고 된장을 함께 먹어야 맛있습니다."

목포세발낙지를 날것 그대로 진짜 맛있게 먹는 요령이다.
 목포세발낙지를 날것 그대로 진짜 맛있게 먹는 요령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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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낙지 먹기 전에 꼭 알아야할 팁이다. 산낙지를 먹다가 목에 붙거나 기도폐쇄로 호흡곤란이 오면 복부밀어내기로 응급조치를 해야 하지만 이때 콜라 한 잔을 마셔도 즉효다.

"산낙지 먹다가 낙지가 목에 붙어버리면 콜라를 마시면 낙지가 뚝 떨어집니다. 기도 막힐 때 응급처치 방법이에요."

살아있는 목포세발낙지 서너 마리만 먹으면 온몸에 기운이 뻗치고 배가 든든해져온다. 목포세발낙지는 영양과 맛이 빼어난 데다 쫄깃한 식감이 좋다. 씹을수록 산낙지 특유의 고소한 향미가 배어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영암 독천, #세발낙지, #갈낙탕, #목포세발낙지,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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