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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에 있는 한 교복 가게. 학교주관 공동구매를 했지만 학교별로 교복값이 큰 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중구에 있는 한 교복 가게. 학교주관 공동구매를 했지만 학교별로 교복값이 큰 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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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아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필수인 교복. 지난 2015년 신학기부터 교육부의 권장으로 대부분 학교가 학부모 교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 주관 교복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가 주관하여 질 좋은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해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공동구매의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학교별로 교복값이 10만 원 가량 차이가 나거나, 같은 학교에서 지난해에 비해 갑자기 47%가 인상이 되는 경우도 있어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학교가 주관해 공동구매, 하지만 학교별로 가격차 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최유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주관 교복구매현황에 따르면 학교별 교복가격의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최 의원은 "대부분 학교들이 3개 정도의 교복 메이커를 구매하는데, 이처럼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제도의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 분석에 따르면, 울산지역 동복 가격이 제일 비싼 학교는 중학교 20만 원, 고등학교 19만8000인데 반해 제일 저렴한 학교는 중학교 교복은 10만4500원, 고등학교 교복은 10만6000원으로 두 배 가량 차이가 났다.

하복의 경우 최고 가격은 중·고등학교 각 8만5000원, 최저 가격은 중학교 5만8000원, 고등학교 3만6000원으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같은 학교에서 지난해에 비해 갑자기 교복값이 크게 오른 경우도 있었다. 중학교 동복의 경우 3개학교 중 1곳 꼴로, 하복은 70% 가량의 학교가 인상되었고, 고등학교 동복은 39%, 하복은 61%가량의 학교가 각각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 폭은 중학교 동복의 경우 최저 1000원에서 시작해 4만 원 이상 인상된 학교가 4곳에 달했다. 하복도 1000원 인상에서 시작돼 1만 원 이상 인상된 학교가 44개 학교에 달했다. 고등학교도 동복은 1000원부터 시작해 4만 원 이상 인상된 학교도 4곳에 달했고 하복도 1만 원 이상 인상된 곳이 14곳이었다.

하지만 일부 학교는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교복 가격이 하락했다. 하락 가격은 중학교 동복은 7만 3000원, 고등학교 동복은 7만2000원이나 하락한 학교도 있었다. 이에 따른 울산지역 교복 평균 가격은 중학교 동복 16만2992원, 하복 7만4043원, 고등학교는 동복 16만 63원, 하복 7만2000원이었다.

최 의원은 "교복비가 큰 폭으로 내린 학교가 있는 반면 큰 폭으로 인상된 학교도 있어 상대적으로 교복비가 대폭 오른 학교의 학부모에게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별 교복 가격의 편차를 줄이고 교복 값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교복업체와 학부모대표, 교육청 간의 긴밀한 논의를 위한 상시적인 협의체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한 적정 가격 상한선 설정, 교복업체의 불법적 행위 적발 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울산교육청에 요청한다"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전에 운영위원에게 학교별 교복 가격 현황과 교복 계약 방식을 상세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단체 "일부 업체 담합 정황, 가짜 서류 내도 적발 못하는 학교도"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학교별로 공동구매 교복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학부모단체는 그 일차적인 배경이 교육청의 공동구매 가격 상한가가 높은 점을 들었다. 또한 업체들이 가격담합을 시도한 정황이 있거나 일부 편법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 우영주 대표는 "교복의 학교주관 공동구매 사업의 당초 취지는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었지만 학교별로 교복값이 10만 원 가량 차이가 나거나 1년만에 갑자기 47%가 인상이 되는 것은 정책의 문제"라면서 "교육청이 나서서 제도를 보완하고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영주 대표는 이어 "1차적인 문제의 배경은 교육청이 동복의 경우 상한가를 27여만 원으로 높게 책정한 데 있다"며 "하지만 문의 결과 교육청은 학교 측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각 학교별로 파악한 결과, 한 학교는 3개 업체의 입찰금액 차이가 1천 원 밖에 안돼 담합을 한 흔적이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업체의 가짜 서류도 발견됐지만 학교 측이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는 이같은 교복공동구매 가격 차이와 인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청의 관리감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3일 오후 2시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교복공동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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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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