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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동국대학교 학생 100여 명이 본관에서 총장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 총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는 동국대 학생들 4월 8일 동국대학교 학생 100여 명이 본관에서 총장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 추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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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동국대학교 학생 100여 명이 보광 총장과의 면담을 위해 대학 본관에 모였다. 조계종의 총장선거 개입, 총장의 논문표절 등의 문제에 대해 총장의 직접적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초 면담이 기획되어 있었던 중강당은 '현대자동차 모의시험'이라는 안내와 함께 굳게 닫혀있었고, 총장실로 향하는 길은 교직원들이 봉쇄한 상태였다.

안드레 총학생회장과 학생들은 교직원들에게 길을 열라고 요구했지만, 교직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학생들이 교직원이 학생들을 막아선 이유를 따져 묻자, 한 관계자는 "일반 학생들이 참관하는 것보다, 학생 대표자만 참가하고 그 결과가 취재되어 보도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항의하자 또다른 관계자는 "학생들의 군중심리가 통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생들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냐"며 분노했다.

대치 상태가 1시간가량 이어지자 학생들은 학생대표자들만 총장과 만나 (1)왜 일반 학생들과의 면담을 파기했는지, (2)일반 학생들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지를 묻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4시 20분 경, 학과 대의원을 포함한 학생대표자들과 총장을 포함한 교무위원들이 본관 회의장에 마주앉았다.

이 자리에서 총장은 위의 두 질문에 대해 "동국대 1만7000명의 학생들 전부와 대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학생대표자와의 면담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반 학우들의 면담 참관에 대해서도 확답하지 않았다.

또한 안드레 총학생회장이 지난달 29일 학생과의 면담회에 참석하지 않고 다른 행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 묻자 "빠질 수 없는 자리였다,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총장은 이 자리에서 문제제기를 위해 삭발을 한 안드레 총학생회장에게 "나랑 머리가 똑같네"라고 웃으며 말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면담을 통한 해결은 끝났다, 총학생회장으로서 현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를 풀어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며 "보광스님이 동국대 일반 학생들과 만날 의사가 없다는 것은,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해결해나갈 의지도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동국대생은 "동국대 1만7000명 학우 전체와 만나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학생들이 참관만 하게 해달라는 것인데 무엇이 두려워서 그걸 허락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학생-총장 간 면담은 지난 달 28일 학생과 총장의 합의로 성사되었으며, 이것이 총장에 의해 파기된 후 학교 당국에 의해 8일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면담이 파기되고 총장이 학생대표자와만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학생들의 분노는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동국대 총학생회는 오는 15일, 동국대가 매년 진행하는 4.19 혁명 기념 등산대회 대신 총장사태 규탄대회를 조계사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동국대, #동국대학교, #총장사태, #동국대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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