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자가진료 등의 반려동물 진료체계에 대한 관심이 몰린 건 지난 5월 15일에 방송되었던 <TV 동물농장>의 강아지 공장편 때문이었다. 물론 2015년 3월 8일 ebs  하나뿐인 지구를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었으나, 이번 논란은 저번에 비해 무척이나 컸다.

많은 연예인들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많은 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들에게 충격이었던 번식업자가 아이의 제왕절개를 한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이 수의사법 시행령 12조 3호인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에 대한 진료행위 또는 농림수산부령이 정하는 비업무로 행하여지는 무상 진료행위'라는 일명 자가진료 조항때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있었던 반려동물 진료체계 확립을 위한 국회 토론회(아래 토론회)는 국회도서관 소의회실이 꽉 찰정도로 매우 사람이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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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적거리는 사람으로 입증하는 반려동물 진료체계확립에 대한 관심 19일 국회도서관 지하 소회의실에서 있었던 반려동물 진료체계 확립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는 발디딜 틈 없이 바쁘다는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 김은모	관련사진보기

반려동물 진료체계의 가장 핫한 키워드는 '자가진료'가 아닐까 싶다. 지난 5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자가진료는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아래 농림부) 방역총괄과 과장은 수의사법 시행령 12조 3호의 내용이 축산법 제22조에 따른 가축사육업 허가 또는 등록이 되는 가축(소, 돼지, 닭, 오리, 양, 사슴, 거위,칠면조, 메추리, 타조, 꿩)과 농림부 장관이 고시하는 가축 ( 노새, 당나쉬, 토끼, 꿀벌, 말 수생동물 등등)으로 자가진료가 허용되는 종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진료의 허용 범위에 대해서는 의료법, 법률적 검토, 해외사례, 수의사법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며 입으로 약을 먹이거나 연고 등을 바르는 행위는 통상적인 행위로 인정하여 허용하고, 외과적 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의료법사례, 법무법인 김앤장의 이야기, 외국사례 등을 들어 설명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상무는 수의사법 시행령 12조 3호가 축산업을 위해 추가된 내용인데 좋지 않게 이용되고 있다며 지금 12조 3호에서의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의 정의는 너무 애매하다며 수의사법이 더 명확하고 체계적이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자의 알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동물을 물건으로 생각하는것과 다름 없다며 수의사-고객-환자의 요구(VCPR)가 없는 자가진료는 학대라고 이야기 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영업이나 기분 등에 의한 자가진료나 VCPR이 없는 자가진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축산업의 경우는 VCPR의 관계가 아닌 별도의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양연 대한 약사회 정책위원장은 <TV 동물농장>을 보고 다들 놀라 자가진료 철폐라고 하면 전부 다 안 된다고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상 외과수술만을 제외하는 것으로 사람으로 치면 소아당뇨환자에게 인슐린을 넣는데 문제가 없는것과 같이 응급처치나 처방과 같은 것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가진료를 제한하면 기본권인 치료선택권에 대한 문제와 치료비 상승의 문제, 유기동물 상승의 문제가 있다며 약사, 보호자, 의료자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동열 동물유관단체협의회 간사이자 팅커벨 프로젝트의 대표는 자가진료는 이익단체의 입장이나 업주들의 입장이 아닌 반려동물들과 10년, 15년을 넘게 지낼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당연히 수의사가 처방한 그 아이에 맞는 약을 집에서 소비자로서, 반려동물의 주인으로서 먹이고 바르고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고 연고를 바르는 것까지 전부 병원에서 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퍼트리는걸 매우 곤란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서로 달라 혼란스러울 때는 진정으로 소비자를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동물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소비자와 그 법령의 수혜자인 동물의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유 한국반려동물생산자협회 부회장은 축산농장에서는 자가진료를 허용하고 반려동물은 안 된다는 수의사협회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항생제 내성과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음식물로 섭취하는 소, 돼지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TV 동물농장>의 방송이 왜곡되었다는 말과 정정보도 등도 나왔다는 이야기와 함께 수의사는 가축의 관리만을 해야지 가게관리나 제품을 판매하며 돈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진료비가 부담되어 동물병원이 무서워서 가지 못한다며 유기견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수의대의 학생들로 보건소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가진료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면서 왜 보호소 등의 광견병이나 안락사가 누가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냐며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수의사법 계정은 수의사들에게만 이롭고 애견산업을 위축시킨다며 부담이 낮은 제도 개선을 부탁했다.

박운선 동물보호단체 행복한 강아지들의 집 (아래 행강)의 대표는 대한민국의 법이 반려동물 문화를 쫒아오지 못한다며 동물은 재물 수단이 아닌 가족으로서의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도 사람도 똑같은 생명이니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고 내가 겪는 고통과 같은 고통을 내 개에게는 줄 수 없으며 무분별한 자가진료는 생체실험과 별 다를것이 없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모두가 함께 걸어봐야 할 한걸음, 모두가 함께 봐야 할 빛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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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하고 있는 패널들, 토론의 시작 좌장 -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오용관 교수. 패널 -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총괄과 과장 오순민,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 윤병철, 대한수의사회 상무 우연철, 대한 약사회 정책위원장 조양연,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 간사 황동열, 한국반려동물생산자협회 부회장 김재유, 동물 보호단체 행강 대표 박운선, 한국반려동물총연합회 사무국장 이경구
ⓒ 강창수	관련사진보기

나는 이 취재를 준비하면서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놀람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오해에 대해서도 놀랐다. 당연히 자가진료 철폐의 목소리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자가진료를 철폐하면 사소한 약먹이는 것 조차 병원에서 해야하는 건데 병원비가 떨어지지는 않을테니 병원 잇속을 챙겨주는 일이며 유기견을 늘리기만 할 것이라는 오해로부터 비롯된 의견이 무척이나 많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청중토론 질의문답 시간에 방역총괄과의 오순민 과장님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오순민 과장님은 그러한 의견이 나오는 것을 알고있다며 이제 우리가 모두와 의논해서 입법하고 나면 농림부가 홍보를 통해 그러한 의견에 대한 설명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다. 육견협의회 사무총장이라는 분도 계셨고, 한국 반려동물 연합회에서 나오신 분들도 계셨다. 자가진료라는 예민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이고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서로 흥분한 상태에서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이 조금 아쉬웠으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합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감사하고 기뻤다.

이날 있었던 토론회에서 좌장으로써 수고해주신 오용관 전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님은 " 약사회이던 수의사회던 반려동물생산자회이던, 모두가 다 동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여기서 그 분들이 그렇게 발언 해 주실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동물 통증에 대한 것은 회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법안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도, 그 동물들도 어떻게 보면 같은 심장을 가진 존재들이 아니던가. 이번 토론회로 내딛은 한 발자국이 행복한 반려동물 사회를 위한 한 발자국이기를 바란다.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건지 아나요
그 한적 깊은 산속 숲소리와
바람의 빛깔이 뭔지 아나요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
.
.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 포카혼타스 OST 바람의 빛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