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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1월 21일 오후 4시 30분]

 KBS는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늘품체조 출연을 거절한 뒤에 박근혜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고 보도했다.
ⓒ KBS

지난 11월 19일 KBS는 최순실 등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피겨여왕 김연아도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11월 26일,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씨 주도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김연아씨는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이유와 평창올림픽 홍보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행사 참석을 거절했습니다.

KBS에 따르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씨의 측근은 "(장시호씨가) 김연아는 찍혔다고. 쟤는 문체부에 찍혔어 그런 거예요. 왜라고 물었더니 찍혔어. 안 좋아(라고 얘기했습니다)"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김연아씨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2015년 스포츠영웅' 인터넷 투표에서 82.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제외됐습니다.

피겨 여왕, 그러나 동계올림픽 기념주화에서는 찬밥

다른 동계올림픽 기념주화에는 피겨스케이팅이 단독 주화로 발행됐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다른 종목과 함께 발행됐다.
 다른 동계올림픽 기념주화에는 피겨스케이팅이 단독 주화로 발행됐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다른 종목과 함께 발행됐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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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주화인데요. 전국에 피겨 열풍을 불러 오기도 했던, 김연아씨의 주 종목이었던 '피겨스케이팅'은 단독 기념주화에서 빠져 다른 7개 종목과 함께 새겨지는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관심 있는 종목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이 빙판 위에서 아름다운 동작을 펼쳐,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주화마다 피겨스케이팅은 주요 종목으로 선정되기도 합니다.

1984년 제14회 사라예보 동계올림픽부터 2014년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대회까지의 기념주화를 조사해봤더니, 대부분의 기념주화에서 '피겨스케이팅' 종목이 단독으로 발행됐습니다. 그러나 2016년 11월 18일 발행 예정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주화는 달랐습니다.

평창올림픽 기념주화는 금화 3만 원, 2만 원, 은화 5천 원, 황동화 1천 원화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중 금화 3만 원화에는 '고로쇠 썰매, 설피'가 2만 원화에는 '알펜시아 스타디움, 스키점프 장면' 그림이 새겨졌습니다. 은화 5천 원화에는 8개 종목(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봅슬레이, 알파인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바이애슬론)이 각각 새겨졌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은 황동화 1천 원화에 새겨졌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스노우보드, 스켈레톤, 아이스하키, 컬링, 바이애슬론, 루지'와 함께 새겨졌습니다.

이에 대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동계올림픽 종목은 은화를 통해 디자인 및 발행할 예정으로, 은화는 동계올림픽 종목 수와 같은 15종을 1, 2차에 걸쳐 발행할 예정"이라며 "1차 발행한 은화에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봅슬레이 등 8개 종목이 반영됐으며, 피겨스케이팅을 포함한 다른 종목(7개)의 경우 내년 2차 발행 시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기연맹별로 관란 선호도가 높은 종목을 1차 발행분으로 선정했는데, 피겨스케이팅은 국제빙상연맹 3개 종목 중 2위를 기록했다"고 덧붙이며, 김연아 선수의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거절과 기념주화 제작은 관련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만약 '피겨여왕' 김연아가 없었다면...

김연아씨는 피겨 스케이팅을 통해 대한민국을 알렸고, 평창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김연아씨는 피겨 스케이팅을 통해 대한민국을 알렸고, 평창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 인터넷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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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가장 큰 공로자를 꼽으라면, 대부분 '김연아'씨를 말합니다. 김연아씨는 각종 세계대회 신기록은 물론이고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피겨 여왕'으로 불린,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저력을 알린 인물입니다.

김연아씨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뿐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 출연',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 활동 등에 힘을 써왔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한 것도 평창올림픽과 유스 올림픽 홍보로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결코 그녀가 대한민국을 위해 뛰어준 공로를 잊으면 안 됩니다.

국정농단 세력이 가장 순수해야 할 스포츠 종목마저 짓밟은 상황을 보면서 김연아씨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그녀가 피겨스케이팅에 흘린 땀과 열정, 대한민국에 보여준 애정을 국민이라도 지켜줘야 할 때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김연아, #늘품체조, #박근혜 하야, #장시호, #동계올림픽기념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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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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