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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티나트, 까그베니

설산은 보였지만 변해버린 풍경은 새롭다 못해 황량함 그 자체였다. 강풍을 동반한 모래바람은 선글라스 도움 없이 걷기 힘들었고, 입과 코에는 모래가 들어와 숨쉬기에 버거웠다.

길은 자갈밭으로 변했고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었다. 이곳은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묵티나트는 사람이 살고는 있지만 죽은 도시처럼 보였다. 수행자들의 성지로 여기는 묵티나트엔 해마다 수많은 수행자, 여행자, 트레커들이 몰리지만 시기 때문이었는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까끄베니는 거칠면서도 경이로웠다. 까끄베니는 히말라야 트레킹 일정 중 0순위 마을로 정해 버렸다. 그만큼 강렬했다. 불모지 땅처럼 보이지만 이 같은 땅에서도 사람들은 살고 있고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논이 있고 마을이 있다.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풍경이 나를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다.

묵티나트
 묵티나트
ⓒ 정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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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그베니 가는 길
 까그베니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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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그베니 가는 길
 까그베니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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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까그베니 마을이 보인다.
 멀리 까그베니 마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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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문제가 생겼다. 자갈길을 빠르게 달리더니 운전사가 갑자기 차량을 세웠다. 차량에 문제가 생겼다며 다음 차량이 올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을 테고 무엇보다 이곳을 감상할 여유가 생기기도 했다. 1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고갯길에 차량을 세웠고 우리는 다른 지프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고갯길에 차량을 세웠고 우리는 다른 지프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 정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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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차량에 탑승했던 인도인 친구. 휴가를 받고 사원에 들리려 묵티나트에
왔다고 했다.
 같은 차량에 탑승했던 인도인 친구. 휴가를 받고 사원에 들리려 묵티나트에 왔다고 했다.
ⓒ 정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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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길이 아름다웠던 '마르파' 마을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묘미는 바로 각 구간마다 만나는 마을이다. 설산도 분명 한몫을 하지만 각 마을이 풍기는 사람 냄새와 정취는 다른 트레킹 구간과는 차이가 있다. '마르파'는 골목길 이 오밀조밀하며 마을 규모가 크지 않고 트레커들이 이쁜 마을로 손꼽는 마을이다. 우리도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왔는데 명성에 걸맞았다.

마르파 마을
 마르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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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파에서 묵었던 호텔 마르파 플레이스
 마르파에서 묵었던 호텔 마르파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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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네팔 트레킹 일정 중 가장 깨끗했던 숙소를 사용했다. 숙소는 정말 많다. 한두 개도 아니고 일일이 찾아 들어가 확인하기도 어려운데 함께 하신 일행분이 일전에 와보셨다고 안내해 주셨다. 방 가격은 200루피에 더블베드, 싱글베드가 포함돼 있으며 화장실이 방에 있었다.

무료 핫 샤워에 프리 와이파이까지 이용이 가능했다. 비수기 그리고 주인이 일행분을 알아보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항상 변치 않는 남루한 모습이지만 오늘만은 원 없이 정말 따듯한 물로 샤워도 했다. 고마운 마음에 저녁은 3개의 메뉴를 시켜 먹었다. 다른 숙소들도 무료 햣 샤워, 와이파이를 제공해주는 곳도 있지만 이곳은 정이 있었다.

(시기에 따라서 방 가격은 항상 다릅니다.)

#길을 잃다

마낭부터 묵티나트까지는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구간이어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만 조성되어 있다면, 그 외에 전 구간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고소적응이 된 사람이라면 차량 이동시간을 포함해 5일이면 가능하다는 뜻이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전체 코스를 즐길 여유가 없다면 이렇게도 가능하지만 추천할 수는 없다. 안나푸르나 산군의 풍성한 경관을 대부분 놓치게 되는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둑체였을까. 칼리 간디끼 강을 가운데 두고 한쪽은 차량 길 반대쪽은 라운딩 트레킹 길이 있었다. 먼발치에서 보였던 나무다리를 건너 차량 길로 이동했어야 하는 생각은 우리가 절벽길로 향하고 1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지도상으로 길은 표시되어 있었고 휴대폰 앱 오프라인 지도로 길을 확인하고 갔지만 되돌아왔다. 길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가보자 했지만 숲과 나무를 헤치고 벼랑길을 오르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길을 잃으며 몇 번의 시도를 했지만 도무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한 시간을 단축시켜 보고자 강을 건너려 했지만 이것마저 할 수 없었다. 직접 마주한 강은 수량보단 급류가 강했기 때문이다.

칼로파니에서 하루 숙박 후 온천이 있는 타토파니를 지나 악몽같이 시달린 ABC 구간 일부인 고레파니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 1월 12일부터 3월 21일까지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태그:#네팔, #묵티나트, #안나푸르나라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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