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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사태, 산업은행 통한 경영실태조사 분수령
 
지엠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발표 이후 한국지엠 전체로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산업은행을 통한 경영실태조사'가 사태 수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 사태와 관련해 20일 오전 국회에서 지엠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 뒤, 강훈식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지엠과 산업은행이 제3자를 통한 실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경영실패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누적된 적자만 3조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지엠은 지난 13일 "군산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데다 가동률이 계속 하락해 공장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 몇 년간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한국지엠의 경영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이후 내려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자신들의 경영실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노동조합과 민주당, 정의당 등이 경영실패 요인으로 지목한 수출 가격 이전 문제(실제 판매 가격 대비 낮은 수출가격 의혹), 과도한 매출원가 비율(판매가격의 원가비율이 약 94%), 고가에 지엠 계열사 부품 조달, 지엠 계열사로부터 고금리 자금 차입, 지엠에 고가의 로열티 지급 문제 등에 대해선 침묵했다.
 
그러면서 지엠은 회사 회생을 위해서는 '노조, 한국 정부, 주요 주주(산업은행)'가 핵심 관계자라며, 이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약 30만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고용을 담보로 사실상 정부와 노조에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20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지엠을 규탄한 뒤, 청와대를 방문해 '지엠의 자구책 없는 정부 지원은 반대한다'며, 정부에 한국지엠에 대한 경영실태조사를 촉구했다.
 
한국지엠 경영실태조사는 지난 13일 정부가 공장 폐쇄 사태에 유감을 표명하며 발표한 내용에 포함된 내용이다. 정부는 당시 "한국지엠의 지난 수년간 경영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게 산업은행이 지엠 측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경영실패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20일 노동조합 기자회견 후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대책태스크포스팀(홍영표 위원장)과 한국지엠 경영진의 간담회에 이목이 집중 됐다.
 
지엠 경영진과 간담회에 앞서 열린 노조와 간담회 때 민주당은 노조 측이 요구한 자본투자 확약, 경영실태 공동조사, 군산공장폐쇄 철회, ISP(지엠이 한국지엠에 파견한 임원) 축소, 차입금 출자전환, 신차투입 로드맵 확약 등의 요구를 수렴하고 경영진과 간담회에 임했다.
 
노조와 간담회 때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윤관석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등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은 지엠 본사와 한국지엠 간 불평등한 구조개선, 생산물량 확보와 투자계획 전제가 정부 지원의 선결 조건이라고 밝혔다.

지엠, 경영 실사는 '수용' 자구책과 불공정 거래 의혹엔 '침묵'

민주당은 오전 9시 노조와 간담회를 마치고 11시 30분 무렵부터 원내 대표실에서 지엠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배리앵글 지엠 총괄부사장,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 지엠과 산업은행이 실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사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3자에 의뢰해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간담회 참석한 윤관석 국회의원(남동을, 인천시당위원장)은 "오늘 연속 열린 간담회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한국지엠 노사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실태조사가 선행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노사의 노력이 추진된다면,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 때 지엠은 정부의 실사요구를 수용한다면서도, 고금리 자금 차입과 수출 이전 가격 문제, 고가의 로열티 지급, 불투명한 임원 업무 지원비 지급 등의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다만, 지엠은 한국지엠 정상화에 의지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강조했다.
 
또 노조가 요구한 자구책 제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배리 앵글 지엠 총괄 부사장은 민주당과 간담회 이후 자구책에 대해 "투자계획과 구조조정 등이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경영실패 요인으로 불투명한 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엠이 일단 제3자를 통한 경영실태 실사를 수용하기 했지만 일단락 됐다고 보기 어렵다. 실사 방식과 범위, 기간 등을 놓고 난항이 예상되고, 또 지금까지 노사교섭에 임한 자세를 볼 때 파행을 빌미로 판을 깰 가능성도 있다."며 "엄정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구체적인 자구책을 제시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지엠, #민주당,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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