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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백사마을 탐방을 갔다 왔다. 중계동 104지번이라 하여 이름이 백사마을이다. 이 마을은 1967년 전후쯤 해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시내 재개발로 거주 지역에서 강제로 쫓겨난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된 마을이다. 백사마을은 천만도시 서울에 남은 유일한, 그리고 마지막 달동네 지역이다.   

이 달동네 지역이 이제 곧 철거 되고 새로운 재개발지역이 된다. 기존의 전면 재개발이 아니라 보존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상생의 길을 타진한 결과다. 지난 2009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있던 터였다.

주거 지역을 허물고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되었지만 토지소유주와 세입자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고 대립하다가 10년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이번에 보존재개발지역으로 새롭게 발돋움하게 됐다. 이제는 사라지게 될 백사마을의 흔적을 담고 그 터에서 느껴지는 생생함을 전하기 위해 취재를 다녀왔다.



백사마을은 이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연탄들이 즐비했다. TV속에서나 보던 연탄을 모아 놓는 곳도 있었고 거리 구석구석 연탄재들이 그 모습을 보였다.    




처음 마지막 달동네란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계단이 많은 그런 동네를 떠올렸지만 생각보다 포장도로가 많았다.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유치원과 교회들을 보고 있자니 이 동네의 흘러가 버린 시간이 상상됐다.  

이 안에서 분명 소원을 빌고 꿈을 품었을 아이와 어른들, 그 사람들은 이제 어디로 떠나가 버렸을까. 그들에겐 이 백사마을이 고향일 텐데 이제는 그 고향이 탈바꿈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다소 어둡고 복잡하고 지내기 어려운 장소일지 모른다. 세월의 무게는 누구도 견딜 수 없다고 하지만 분명 어떤 이들에겐 최후의 안식처였을 테다.     

마을의 형태는 이제 바뀔 테지만 그 쓰임은 그대로인 백사마을일 것이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에서 서울의 첫 번째 보존재개발지역으로의 바꿈은 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계절처럼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또 새싹을 피워낼 그 봄을 기다린 겨울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눈앞에 담긴 백사마을은 분명 보잘 것 없었지만 이곳에 추억을 남겨놓은 사람들과는 어쩔 수 없는 다름으로 볼 수밖에 없는 우리다. 우리는 외지인이고 이 마을의 주거인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 추억과 그 이야기가, 한 번의 방문으로 어찌 전부 알 수 있을까 그래서 기대된다. 다음에 찾아 올 백사마을의 지금과 다른 모습이.


태그:#백사마을, #마을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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