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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프레디 머큐리(레미 말릭 분), 그의 연인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튼 분)
 영화 <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프레디 머큐리(레미 말릭 분), 그의 연인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튼 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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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퀸의 리드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는 메리 오스틴과 결혼을 계획하였지만 본인이 양성애자임을 고백한 후 결혼은 취소되고, 메리 오스틴은 프레디 머큐리의 유일한 친구로서 남게 됩니다. 물론 메리 오스틴은 다른 남자와 결혼도 하고 자녀도 출산하게 되므로 법적으로는 프레디 머큐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실제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죽음을 앞두고 메리 오스틴에게 자신의 저작권 전부, 자신의 저택 소유권 전부 및 예금액의 50%를 남겨주게 됩니다. 나머지 예금액의 25%는 부모님, 나머지 예금액의 25%는 여동생에게 남겨주고, 사망 당시의 연인이었던 짐 허튼에게는 50만 파운드가량을 유산으로 남겨주었다고 합니다.

만약 프레디 머큐리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재산은 누가 상속받았을까요? 그리고 이 모든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한국 민법에서 1순의 상속인은 직계비속입니다. 즉 프레디 머큐리에게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가 1순위 상속인이 되고, 배우자도 있다면 배우자와 자녀가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그런데 프레디 머큐리는 자녀도 없고, 배우자도 없어 2순위 상속인인 직계존속 즉, 프레디 머큐리의 부모님이 상속인이 됩니다. 형제자매는 3순위라 더 우선순위인 부모님이 없다면 여동생이 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프레디 머큐리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프레디 머큐리의 재산은 그의 부모님이 재산을 상속받게 됩니다. 프레디의 어머니가 저택, 예금액, 저작권의 각 50%, 아버지가 나머지 50%를 상속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프레디 머큐리의 부모님은 메리 오스틴에게 재산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요? 프레디 머큐리는 법적으로 아무 관계도 아닌 메리 오스틴에게 재산의 상당부분을 상속하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 경우 프레디 머큐리의 부모님은 유언과는 다르게 메리오스틴에게 재산을 반환하여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유류분반환청구권이라고 합니다. 물론 메리 오스틴이 상속받은 전부를 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유류분이란 법정상속인이 법으로 정해진 유류분(법정상속분의 1/2 또는 1/3)에 미치지 못하게 상속을 받는 경우에 유언으로 인하여 재산을 많이 상속받은 자들을 상대로 하여 유류분에 미달하는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어머니의 법정상속분은 저택, 예금액, 저작권의 각 50%입니다. 이 경우 직계존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1/3이어서 유류분액은 저택, 예금액, 저작권의 각 16. 6%에 해당하는 금액이 됩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어머니가 상속받은 금액은 예금액의 12.5%이므로, 어머니는 메리오스틴과 자신의 딸을 상대로 하여 저택, 예금액, 저작권의 각 16. 6%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자신이 상속받은 금액인 예금액의 12.5%를 제외한 금액을 반환하여 달라고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상속분쟁에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의 비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부모님들이 재산을 상속하거나 생전에 증여할 때  일부 자녀에게만 과다하게 상속을 하거나 증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상속이나 증여를 받지 못한 나머지 자녀들은 불만을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부모님이 생존해있다면 지금이라도 메리오스틴을 상대로 하여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효가 경과하여 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 민법에서는 유류분 반환청구는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내" 또는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10년"내에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에 사망하였고, 상속이 개시된 때라 함은 사망한 때를 의미하기 때문에 사망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하여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프레디 머큐리의 부모님이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 때로부터 1년내에 메리 오스틴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하였다면 프레디 머큐리가 유언으로 남긴 금액 이상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박현정 변호사는 법무법인 도담 구성원 변호사, 공무원 연금공단 생활법률(유언, 상속)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보헤미안랩소디, #상속, #유류분반환청구, #프레디머큐리, #메리오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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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변호사는 법무법인 도담 상가임차인 소송센터 센터장, 서울시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민변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구성원, 대한변호사협회 부동산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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