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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5개 지자체를 '2021년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마이힐링, 케렌시아, 케이브파크, 다리안 디캠프 플랫폼?

전북 진안은 '마이힐링 진안, 케렌시아 프로젝트'를 주제로 수려한 마이산의 풍경과 지역 특화산업인 홍삼 한방을 융·복합한 치유관광 콘텐츠로 개발한다고 한다. 강원도 삼척의 경우 '삼척케이브파크 178'을 주제로 대이리 동굴지대를 활용한 동굴치유(힐링), 지능형(스마트) 동굴 등을, 충북 단양은 '다리안 디 캠프(D-CAMP) 플랫폼 조성'을 주제로 다리안 관광지 내 유휴 유스호스텔 시설을 마을호텔, 스튜디오 등 특화된 체류형 숙박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란다.

놀랍게도 문광부가 선정한 사업 내용은 태반이 대부분 국적 불명의 외래어투성이다. 이것이 한국의 '문화'를 창달하고 융성하게 만드는 일을 임무로 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는 사업인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우선 이런 낯선 용어들은 사실 현지 주민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 다수는 노인층으로서 결국 이런 식의 사업은 현지 주민들을 소외시키게 되고, 소수 주민에 의한, 소수 주민을 위한 그리고 관료들의 탁상공론식 사업으로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족문화' 창달해야 할 문화관광부가 지녀야 할 임무

잔뜩 겉멋만 부리는 이런 식의 사업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각 지역에서 이런 용어를 사용해 제출했고 문광부는 단지 그들 중 선정만 했을 뿐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그런 용어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해도, 아마 그것은 필경 해마다 그런 용어를 사용해 제출한 사업들이 선정돼왔기 때문에 그리 됐을 것임에 분명하다. 근본적으로 문광부가 겉멋만 잔뜩 든 외래어투성이 공모가 아니라 우리말 위주로 작성된 공모를 장려하고 유도했다면 결코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어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언어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것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바로 프랑스 정부와 프랑스 시민들이 힘을 합해 프랑스어를 사랑하고 아끼며 정책적으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비로소 자랑스러운 프랑스어의 오늘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문광부의 관련 부서와 담당자들이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태그:#문화, #외래어투성이, #문화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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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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