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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세동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최근 경기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 쓰러졌던 덴마크의 에릭센 축구선수가 입원해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제세동기? 너무 어려운 용어이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이다.

제세동기, 이 어려운 용어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일본 의학용어에서 유래된 말이었다.

'제세동기'란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으로 인해 심장이 멈추었을 때 순간적으로 전기 충격을 주어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데 사용하는 의료 장비"를 말하며, 한자로는 '除細動器'로 쓰고 있다. 즉, 심장의 '잔 떨림'을 '세동(細動)'이라는 일본 한자로 표현하여 그것을 없앤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일본어이다.

'제세동기'라는 생경스러운 일본말 대신 예를 들어 '심장 잔 떨림 처리기' 정도의 우리말로 쉽게 고쳐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기저질환, 생검, 개호, 안와골절.... 모두 일본식 의학용어

사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의학용어도 대부분 일본용어이다. 구한말 시기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 의학용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최근 많이 사용되던 '기저질환(基底疾患, underlying disease)' 역시 일본식 의학용어이다. "환부의 일부분을 조금 떼어내 현미경으로 자세히 검사한다"는 의미의 '생검(生檢)'을 비롯하여 '개호(介護)' '관해(寬解)' '울혈(鬱血)' '안와골절(眼窩骨折)' 등 많은 용어들이 모두 일본 의학용어이다.

물론 대부분 어렵고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이다. 앞으로 쉬운 우리말로 바꿔나가야 할 일이다.

태그:#제세동기, #일본의학용어, #에릭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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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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