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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산 근초고 짚풀공예 전시전 .
ⓒ 최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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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충남 서산시 서산문화원 2층에서는 66~82세 13인의 어르신들이 연신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와 작품 앞에 섰다. 한참을 머무르다 바라보는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멀리 뚝 떨어져서 부끄러운 듯 바라보는 어르신도 있다.

이분들은 올해 서산문화원에서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짚풀공예 수강생들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스산 근초고 짚풀공예전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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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간(麥稈)공예 명인 최차열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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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에게 짚풀공예를 가르치는 맥간(麥稈) 공예 명인 최차열 강사에게 힘든 부분은 어떤 것이 있냐고 묻자 "여름에 볏짚과 보릿짚을 구하다 보니 한참 애를 먹었다. 그나마 태안에서 초가를 올리는 사람을 통해 겨우 구해왔다"라며 재료 조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여러 가지 강좌가 있지만 굳이 짚풀이냐고 묻자 "옛날에는 아랫목에 자리 걷어놓고 거기다가 잘 추린 짚 한단 깔아놓으면 출산 준비 완료였다. 지금 70대 이후는 거의 다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어쩌면 짚풀은 마음의 고향이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어르신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했던 물건들과 이들 물건을 변형한 창작물 등 65점이 진열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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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난형 어르신이 만든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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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의 이난형 어르신은 "짚풀공예를 한다기에 인터넷을 보고 신청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 손가락에 힘이 너무 가서 손 껍질이 다 벗겨졌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손가락에 코팅된 장갑을 끼며 한점 한점 완성해 나갔다"고 말하며 "가족들이 내 작품을 보고 '옛날에 이런 게 다 있었냐'며 정말 신기해 했다. 특히 여치집과 요즘 아기들이 주로 보는 모빌을 모방해서 짚풀로 만들었더니 '우리 엄마 대단하다'고 난리더라"고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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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어르신과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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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의 김주현 어르신은 "짚풀공예는 테이블을 놓고 앉아서 하는 게 아니라 바닥에 앉아서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허리가 너무 아팠다. 쉬었다 하다를 반복하며 작품을 완성했다"며 "별거 아니라도 내가 만든 것을 전시해놓으니 너무 기분 좋다. 추석에 애들 오면 자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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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짚풀공예 수강생 중 회장을 맡은 윤옥권 어르신과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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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짚풀공예 수강생 중에서 회장을 맡은 윤옥권 어르신은 "처음 15명에서 힘들다고 두 분이 빠져나가 안타까웠다. 새끼 꼬는 게 힘든 일인데 선생님이 내가 제일 잘 꼰다고 해서 정말 신나게 새끼를 꼰 것 같다"며 "대산과 해미에서 우리 작품을 차례로 전시한다는 소리를 듣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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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산 근초고 짚풀공예 전시전을 찾아주신 분들이 짚풀공예 수강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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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어르신들의 '스산 근초고 짚풀공예 전시'는 대산읍 대산커뮤니티센터에서 오는 9월 6~29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대산에서 전시가 끝나는 대로 10월부터는 서산시 해미면행정복지센터 2층에서 전시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태그:#짚풀공예,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최차열 맥간공예, #볏짚 꼬기, #13인의 어르신 예비작가 짚풀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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