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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4년 4월 20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정순신 특수부장 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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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가해자 아들 학교폭력(학폭) 소송 대리' 논란으로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힌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인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경찰 추천을 받아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정 변호사의 임명을 재가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조금 전인 오늘(25일) 오후 7시 반경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기 시작이 내일(26일) 일요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는 26일부터 2년 간이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17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 모집 지원자를 심사한 결과, 지원자 3명 가운데 '특수통'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낙점에 윤 대통령에 추천했다. 그리고 전날인 24일 오전 윤 대통령은 정 변호사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 재가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출범한 경찰 국수본이 '경찰 수사권 독립'을 대표함은 물론 관련된 실질적 권한을 지니고 있는데,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검사 출신을 새 수장으로 앉힌 것은 사실상 검찰이 다시 경찰 수사권을 장악하겠다는 포석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UAE 순방 성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UAE 순방 성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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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경찰이 (국가수사본부장) 모집을 해서 심사하고 최종적으로 그분(정순신)을 추천해서 대통령이 재가한 것"이라며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절차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정 변호사는) 수사에 대해서 잘 아는 분이고, 수사를 잘하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의 임명 재가가 난 당일 저녁, KBS가 정 변호사를 둘러싼 '아들 학폭 소송' 논란을 단독 보도했다. 과거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에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가해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정 변호사의 아들은 명문대에 다니고 있지만 피해학생은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려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 "국수본부장이 학폭 2차 가해자" 정순신 '아들 학폭 소송' 논란 점화 https://omn.kr/22va6 ).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정 변호사는 25일 오전 <연합뉴스>에 "자식의 일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피해 학생과 부모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냈다. 그럼에도 KBS 보도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정 변호사는 같은날 사퇴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 변호사는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면서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관련 기사 : [타임라인] 정순신, 임명 하루 만에 '아들 학폭 소송'으로 자진사퇴 https://omn.kr/22vcx ). 

이처럼 정 변호사가 자진 사퇴로 물러나자,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정 변호사에 대한 '임명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에 대한 임명 재가부터 '아들 학폭 소송' 논란, 정치권 안팎의 비판, 그리고 자진사퇴까지 채 48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은 단 이틀만에 없었던 일로 매듭지어졌지만, 자진 사퇴한 정 변호사의 '아들 학폭 논란'과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은 이어질 전망이다.

태그:#윤석열,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아들 학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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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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