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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의회 상임위원회 회의 때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던 국민의힘 양태석 의원의 사과·사퇴와 함께 의회의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을 한다"... 거제시의원, 외국인 혐오 발언)

2일 경남이주민연대회의(공동대표 이철승·수베디 여거라즈)는 "인종차별 양태석 거제시의원은 통렬히 반성하고 사과하라", 민주노총 경남본부 거제지부(지부장 정상헌)는 "반인권·반노동 발언 서슴치 않은 양 의원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는 "양 의원의 말에는 우리 이주노동자를 향한 예비적 범죄자 낙인, 노동능력 저평가, 근거 없는 두려움 조장 등 '혐오'와 '차별'을 구성하는 모든 내용이 망라되어 있다"며 "혐오와 차별은 대상에 대한 비하나 공포 의식이 만들어내는 평가를 일컫는 것으로, 하나같이 불합리하고 근거가 없는 것뿐이지만 그 발언이 미치는 사회적 폐해는 막강하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가 그렇게 못마땅하고 혐오스러운 까닭이 무엇이냐? 조선소에서 일해 봤다면서 조선소의 노동자들이 어떤 근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목격하지 못하셨느냐?"며 "열악한 근무조건과 환경으로 인해 한국인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대신하는 우리를 격려하고 지지하기는커녕 되레 비하하고 혐오하여 지역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양 의원에게 따졌다.

거제시의회에 대해 경남이주민연대회의는 "인종차별 동료 의원을 묵과하지 말고 중징계에 착수하고, 불미스럽기 짝이 없는 인종차별 발언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인종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조례가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이 사건을 기회로 인종차별금지 관련 법과 조례 제정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연대회의는 네팔,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캄보디아,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교민회로 구성되어 있다.

민주노총 거제지부는 성명을 통해 "거제시민을 대표하는 거제시의원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전근대적이고 몰인권적이며, 반노동적인 발언이 나올수 있는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고 했다.

이어 "베트남 당국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외교적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거제시의회는 자질이 부족한 시의원 한명 때문에 그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자질 부족의 시의원 하나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져야 할 조례가 멈추어서는 안된다"며 "거제시의회는 재발방지 같은 경징계가 아니라, 베트남 외교부에서 문제 삼아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전에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중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거제지부는 "전근대적인 반노동, 반인권적인 발언을 하고도 자신의 잘못을 모르기까지 하는 자질 부족 시의원은 거제시민이 부끄러워서 더는 용납할 수가 없다"며 "양태석 의원은 지금 당장이라도 문제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양태석 거제시의원.
 양태석 거제시의원.
ⓒ 거제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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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태석 의원은 2일 낸 사과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 지원 조례안 검토 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 등 관계자분들을 향해 신중치 못한 발언을 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양 의원은 "거제시 조선산업을 걱정하는 과정에서 표현 방식에 신중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 이런 일로 상처를 드린 부분에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거제시 관광 활성화를 추구함에 있어서도 의도치 않게 적절치 못한 표현을 사용했다.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다양성과 포용성으로 상호 존중하는 거제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앞장서는 의원이 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정의당 경남도당은 하루 전날 각각 성명을 통해 양 의원을 비난했다. 양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발언이) 과했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양태석 의원은 지난 4월 20일 거제시의회 상임위원회의에서 '외국인노동자지원조례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애들, 이런 애들은 관리가 안 된답니다. 경찰들도 손을 놓고 있어요", "베트남 애들 10명 중에 1명은 뽕을 합니다" 등 발언했다.

또 그는 "걔들이 4~5명씩 모여 다니면서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베트남에서 4년 동안 근무를 해봤어요. ... (한) 반에 15명이라면 일하는 사람은 두 세 명밖에 안돼요. 게으르고"라고 말했다.

태그:#외국인 혐오, #거제시의회, #양태석 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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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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