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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방문해 활어가 들어 있는 수조물을 손으로 떠다 마셨다.
 6월 30일 국민의힘 김영선 의원과 류성걸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에 방문해 활어가 들어 있는 수조물을 손으로 떠다 마셨다.
ⓒ 미디어몽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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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조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고, 그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곤 하나, 활어가 담긴 수조물을 떠 마시는 모습이 공개된 뒤 '황당하다'는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

이날 근처에 있는 상인들과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오염수도 방류하지 않았는데 안전하다고 강조하며 직접 수조물을 마시는 걸 보여주는 게 앞뒤가 맞는 행동이냐는 반응을 보였다(관련 기사: 수조물 먹방하고 또 노량진 찾은 국힘... 상인들 "방류하면 먹든가").

반면 수조물을 마신 당사자인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에서) 국무총리 보고 (오염수를) 먹으라고 그랬잖느냐. 그래서 내가 먹어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등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불안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란 배경도 설명했다. 

그런데 수조 안에 있는 물은 정화 과정을 거쳐 사람이 마시는 수돗물이 당연히 아니다. 3일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업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조의 물은 한 업체가 공급하는 서해 바닷물(인천 쪽)"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큰 문제가 발생한다. 수조의 위생상태다. 왜냐하면 수조물엔 활어 배설물·분비물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닷물 담긴 수조... 청소는 고된 일이었다

기자는 군 전역 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주로 했던 일은 노량진 수산시장과 시내 횟집에 활어를 배달하는 일이다. 활어 배달만큼 중요한 업무는 횟집 수조 청소였다. 횟집 수조 청소가 힘들다 보니 활어 배달업체가 서비스(?) 차원에서 수조 청소를 해줬다. 

문제는 수조 청소가 상당히 힘들다는 점이다. 우선 수조 안에 있는 물을 빼고 내부를 수세미로 박박 닦는다. 녹조와 각종 배설물로 얼룩진 수조는 닦을 때마다 악취와 시커먼 물이 나온다. 가장 힘든 건 수조 바닥에 있는 모래다. 수조물을 여과하기 위한 장치로 솜과 모래 주머니를 놓지만 양파망에 있는 모래는 스무 번가량을 씻어야 원래 색을 찾는다.
 
횟집 수조는 녹조와 활어의 배설물과 분비물 등으로 물이 탁해지고, 산소 발생 장치 등에서 나오는 거품이 수조물 위에 떠서 식수로는 부적합하다.
 횟집 수조는 녹조와 활어의 배설물과 분비물 등으로 물이 탁해지고, 산소 발생 장치 등에서 나오는 거품이 수조물 위에 떠서 식수로는 부적합하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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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진 수조는 성인 남성 한 명이 꼬박 서너 시간을 청소해야 깔끔해졌다. 그래서 바쁠 때는 모래주머니가 있는 여과 장치는 청소하지 않고 수조만 닦고 물을 채우는 경우도 잦았다. 

횟집에서도 수조 청소를 하지만 자주 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당시엔 조금이나마 수조를 깨끗하게 하려고 낮엔 햇볕을 가리는 가림판을 덧대고는 했다. 그래도 거품이 끼고 물이 탁해질 때면 '소포제'를 사용했다. 

소포제는 수조 여과 장치와 산소 배출기에서 나온 거품을 제거하거나 물을 깨끗하게 보이게 만든다. 활어가 수조에 있고 사람이 그 생선을 먹기에 식용이 가능한 소포제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공업용이나 화공 약품용 소포제를 사용하는 횟집도 더러 있었다. 가격 때문이다. 서너 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니 일부 횟집에서는 공업용 또는 화공약품용 소포제를 사용하곤 했다. 꽤 오래된 경험이라 요즘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소포제 등을 사용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수조 청소가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란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번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마신 노량진 수산시장의 수조물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 4일 기자와 통화한 또다른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수조물 속 배설물 등은 수조 속 거름망을 통해 걸러지기 때문에 위생상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 수조물 수질 관리는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수조물이 수돗물같은 음용수는 아니다. 수조물을 마신 의원들이 배탈은 나지 않았는지 걱정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수조물, #국민의힘, #횟집, #오염수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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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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