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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했던 핵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원폭 1세와 2세 환우가 증언한다. 원폭 1세 김판근(93) 옹과 한국원폭2세환우회에 가입한 문종주(68)씨가 나서 법적·제도적 지원책 마련과 함께 "지구촌에 더 이상 핵으로 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이들은 오는 8월 5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평화와 공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2023 합천비핵·평화대회' 때 원폭 피해자 1·2세 증언한다. 이번 비핵·평화대회는 원폭2세 환우 쉼터인 합천평화의집 주관으로, 올해로 12회째 열린다.
 
2023 합천비핵·평화대회.
 2023 합천비핵·평화대회.
ⓒ 합천평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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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러 행사 가운데 하나로 열리는 이야기 한마당은 '강제동원과 원폭'이라는 주제로 주제발표·토론과 (구술)증언으로 진행된다.

토론은 이승무 한일반핵평화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열린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요시자와 후미토시 일본 니카타국제정보대 교수가 발제하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과 허광무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연구회 연구위원, 손상용 뉴욕대학교 박사과정이 토론한다.

합천평화의집은 "원폭피해자 1·2세 증언은 피폭당한 1세와 피폭당한 부모를 두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평생 대를 이은 질환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피폭 2세 환우의 애절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원폭피해 구술증언의 중요성과 역사성에 대한 발표는 합천원폭자료관과 구술증언집 <합천원폭피해자 1·2세 삶과 기록>을 발간한 박신규 박사가 구술증언에 참여한 연구원을 대표하여 발표한다.

합천평화의집은 "원폭피해자들은 비핵평화의 살아있는 역사이며 움직이는 평화박물관인데 고령으로 기억이 점차 상실되어 가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하고 후세에 남기는 것이 너무도 시급한 과제이므로 점점 사라져가는 산 증언의 중요성과 역사성을 다시금 호소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매년 100여명 이상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는 원폭피해자1세와 피폭후유증으로 대를 이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사회로부터도 관심을 받지 못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2세환우들이다"라고 증언했다.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합천"

이번 평화대회에는 이밖에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비핵·평화 어울림-원폭 피해자 작품전, 사진전, 원폭 관련 도서전, 비핵평화 메시지가 열리고, 비핵평화 영화상영, 비핵·평화 문화 한마당-비핵평화 시낭송, 공연 등이 진행된다.

비핵평화 어울림의 원폭 피해자 작품전은 현재 '원폭피해자 종합케어서비스'를 받으며 수업시간에 작품을 만들어 온 원폭피해자 1·2세들의 작품 20여점이 출품된다. 작품은 행사가 끝난 후 원폭피해자들의 생활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복도에 전시될 예정이다.

사진전은 합천원폭피해자자료관에 보관되어 있는 사진 20여 점을 선보인다. 도서전은 도토리숲 출판사의 <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등 원폭 관련 도서 수십여종이 전시된다.

또 비핵평화 메시지는 참가자들이 비핵평화 세계지도에 비핵과 평화를 소망하며 검지로 스템프를 찍어 비핵평화지도를 완성하고, 영화는 1987년 방영되었던 <사랑의 시작>(박수복 극본)이 상영된다.

비핵평화 문화한마당은 '합천아리랑'을 주제로 원폭피해의 상처를 치유하고 비핵 평화를 염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공감과 정서적 지지, 연대를 상징하는 공연으로 진행된다.

비핵평화에 대한 소망을 시에 담아 낭송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지역의 예술인들이 출연하여 원폭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하고 공유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반핵평화연대 일본측 대표인 기무라 코이치 목사를 비롯해 여러 일본인들도 참여한다.

후쿠오카국제기독교교회 협력목사인 그는 2003년 이라크전쟁 때 민간인의 공격을 막는 '인간 방패'로 바그다드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2022년에는 자신의 교회와 후쿠오카 시내 평화활동단체의 파견 형태로 3월 11~23일 사이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들어가기도 했으며, 책 <원자력발전소 이제 그만 둡시다>(공저)를 펴냈다.

합천평화의집은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합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천운으로 살아 남았지만 평생을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 1세와, 피폭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아 각종 질환으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2세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태그:#합천평화의집, #비핵, #평화, #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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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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