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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부산대 교수, 하천 관련 비교 설명.
 홍석환 부산대 교수, 하천 관련 비교 설명.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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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천 준설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게 전혀 아니고, 세금으로 만든 생태계 무덤이다."
"한쪽에서는 물고기를 방류하고 다른 쪽에서는 준설과 골재채취를 반복하고 있다."
"준설로 인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생태계 악화에 세금을 쏟아넣고 있다."

17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하천 준설, 과연 재해예방대책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최근 창원천‧남강(상류)‧김해 해반천에서 벌어진 준설‧골재채취 등 사업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허성무‧정혜경 국회의원과 경남도의회 지속가능발전연구회, 경남환경운동연합이 마련한 토론회였다.

먼저 홍석환 부산대 교수(조경학)는 '하천관리의 자연기반해법'이란 발제를 통해 "하천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는 많다"라며 "수천, 수만년에 걸쳐 자연생태계가 형성돼 왔던 것"이라고 했다.

전국 곳곳 하천정비사업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준 홍 교수는 "멀쩡한 하천에 홍수예방, 재난예방을 한다며 공사를 하면서 더 크게 문제를 만들고 있다"라면서 "공사를 해놓아도 자연적으로 침식이 일어나고 그래서 더 재해가 발생한다. 산을 깎아 공사를 해놓아도 퇴적물이 더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하천에 물이 잘 흐르게 한다며 정비를 해놓고는 물이 흐르지 말도록 하기 위해 보를 만들고, 하천을 막아 거대한 댐을 쌓는다"라며 "하천의 퇴적으로 생긴 아름다운 숲을 없애버렸다. 퇴적하천을 볼 수 없는 나라가 됐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홍 교수는 딱따구리와 원앙의 둥지를 설명하면서 "하천 생태계가 산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라며 "하천 준설은 세월이 흐르면서 생긴 자연생태계를 영(0)으로 돌리는 작업이다"라고 했다.

미국과 독일의 사례를 든 홍 교수는 "미국은 지속가능성평가를 하고 있는데, 평가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아도 '범람원 보호'와 '수생태계 보전'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전했다.

홍 교수는 "제방을 열어주면 홍수가 나지 않는다. 제방을 열심히 쌓으면 하부 지역에 있는 도시는 물에 잠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라며 "독일은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제방을 없애버렸다"라고 했다.

그는 "창원천 준설 현장을 살펴봤다. 준설이 과연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전혀 아니다. 세금으로 만든 생태계 무덤이다"라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우는 하천 개념은 이제 우리나라에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6월 17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 토론회.
 6월 17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 토론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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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준설, 헛돈 쓰고 있다"

최상두 수달친구들(함양) 대표는 "최근 남강 상류 하천에서 준설공사를 하다 중단했다. 재해가 없었는데도 준설을 한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수의계약으로 일감몰아주기를 한다"라며 "한쪽에서는 물고기를 방류하고 다른 쪽에서는 준설과 골재채취를 반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진영 김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도심에 있는 해반천은 2007년경 멸종위기종인 남생이가 서식했는데 지금은 찾을 수 없다. 준설로 인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무너뜨렸다"라며 "생태계 악화에 세금을 쏟아넣고, 헛돈을 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토론회를 진행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홍수 예방을 한다면서 지자체마다 계류하천정비사업, 사방댐사업을 많이 한다.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을 봤는데,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 당시 여러 문제를 지적했더니 '밤길 조심해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창원천 준설공사 합법인가'라는 제목으로, 전재경 한국법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이 발제하고 신지형 변호사가 토론했으며, '하천준설이 하천범람 대책인가'라는 제목으로 박제현 인대대 교수가 발제하고 임희자 경남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과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토론했다.
 
6월 17일 창원대로 창원천교 주변의 창원천.
 6월 17일 창원대로 창원천교 주변의 창원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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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하천준설, #창원천, #남강, #해반천, #경남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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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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