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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덕에 봐야 할 것을 보고, 들어야 할 것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들면서도 소중한 일인지 느낍니다. 남겨진 메시지를 봐도 알듯이, 사랑방이 마음을 움직인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니겠죠. 지난 2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앞길을 비춰준 사랑방. 앞으로의 시간도 응원합니다." - '새미'

"사실 전 남녀 평등보다 남성 우월적 성향이 강했습니다. 특히 성소수자 문제는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 봤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랑방 인권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인권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활동가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쌀집아저씨 최일배'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인권운동사랑방(아래 사랑방)이 28일 오후 8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야외에 마련된 행사장은 오후부터 내린 비로 의자 등이 젖어있었지만, 그럼에도 150여명이 모여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쓰고 함께 했다.

현장에는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150여명의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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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후 4시부터는 인권 운동 관련된 사진전이 덕수궁 대한문 한 쪽에서 진행됐고, 사랑방의 20주년 발자취와 함께 일반 시민들의 응원메시지를 담은 책자도 함께 배포됐다.

사랑방은 90년대 당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민주화 요구에 발맞춰 1993년 3월 만들어졌다. 이후 제도 언론에서 소외되는 인권소식을 팩스로 매일 전달하는 <인권하루소식>을 창간했고, 인권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한 인권정보자료실도 만들었다.

더불어 1998년 불심검문 거부 캠페인, 2006년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 등을 진행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단체 이름 '사랑방'은 인권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28일 오후 8시 대한문 앞에서는 인권운동사랑방의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28일 오후 8시 대한문 앞에서는 인권운동사랑방의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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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활동을 돌아보니 잘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나 노동자, 철거민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세상을 더 넓게 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세상을 바꿔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류 활동가)

기념 행사는 20주년 기념 영상을 시작으로 문정현 신부의 축사, 사랑방 활동가 미류와 용산 유가족 정영신(41)씨 등의 발언 등으로 이어졌다. 행사에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 쌍용차 범국민 대책위와 인권연대 사람 등 다른 단체의 인권 활동가들도 다수 참여했다.

마이크를 잡은 정영신씨는 "나 역시 2009년 용산참사 이전에는 인권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사람이라 부끄럽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손을 잡고 하나임을 인식할 때,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랑방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
 사랑방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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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는 '사랑방'에서 약 19년간 활동해온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도 보였다. 박 이사는 "1993년 초기에는 인권이라는 게 양심수·정치범의 인권만을 말하는 협소한 의미였는데, 사랑방이 인권영화제와 인권소식 등을 통해 활동하면서 이제는 굉장히 잘 알려진 개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랑방이 각 현장에 떨어져있는 부문별 운동들을 하나로 잘 묶어내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6명의 사랑방 활동가들이 한 달여 동안 연습한 구전가요 '불나비'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랑방의 명숙 활동가는 "인권이라는 건 그냥 현실에서 느끼는 불편한 점일 뿐 어려운 게 아니다"라면서 "20주년 이후에도 사람들과 함께 힘을 합쳐 세상을 바꿔나가는 다양한 활동들을 고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공장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174번째 시국미사가 바로 이 자리에서 열렸다


태그:#대한문, #인권운동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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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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