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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북여성농민 한마당 모습
 지난 14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북여성농민 한마당 모습
ⓒ 상주시여성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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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한 도의원이 사드 반대 강연과 국민의례에 불만을 품고 "이 단체에 예산을 주지 마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3회 경북여성농민한마당' 행사에 참석한 강영석 도의원(자유한국당, 상주)이 사드 강연과 국민의례를 하지 않은 것 등을 문제 삼으며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여성농민회 등에 따르면, 약 15분간 윤금순 강사(전 전국여성농민총연맹 회장)의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강연이 끝나고 농민의례를 시작하려는 순간 강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예산을 주지 마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사드 배치 반대 강연이 끝난 후 농민의례를 하려는 순간 "혈세를 지원받는 단체가 국민의례도 하지 않고 투쟁가만 부른다"며 "이런 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 앞으로 예산을 주지 마라"고 소리치며 행사장을 나갔다.

이날 행사는 전국여성농민회 경북연합이 주최하고 상주여성농민회가 주관해, 1부 풍물놀이 공연과 '여성농민도 평화를 원한다'는 주제로, 윤금순 전 전여농 회장의 사드 반대 강연, 2부 농민의례와 레크리에이션 형태로 진행됐다.

여성농민회 행사는 매년 안동과 의성, 영양, 경산, 성주, 상주시 등이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으며, 경상북도가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내빈으로 이정백 상주시장을 비롯해 이충후 상주시의회 의장, 강영석-이운식 경북도의원, 일부 상주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 14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성농민한마당 행사. 1부 강연과 2부 레크리에이션으로 진행됐다.
 지난 14일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성농민한마당 행사. 1부 강연과 2부 레크리에이션으로 진행됐다.
ⓒ 상주시여성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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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주최 측은 강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강력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북여성농민회는 오는 20일경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 의원의 사과와 도의원 사퇴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경북여성농민회 관계자는 "강연 내용 중에 적폐청산과 사드 반대 등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이 들으면 거북할만한 내용의 발언이 있었다"면서 "국민의례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속내는 자신들이 듣기 싫은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화를 낸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정순 상주여성농민회 사무국장은 "보조금도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건데 자기가 주라마라 할 권리가 있느냐"면서 "그날 하루는 여성농민회 잔치인데 잠깐 얼굴을 내비치면서 재를 뿌리고 간 것은 문제다.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애 경북여농 사무처장(전 경산시 의원)은 "우리는 23년째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민의례는 하지 않고 농민의례를 하고 있다"면서 "농민의례는 농민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묵념과 여성농민가를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처장도 "예산을 심사하는 소관상임위 소속도 아니고 설령 보조금을 주는 단체장이라 하더라도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면서 "강 도의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사과하지 않으면 강경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영석 도의원은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강연 내용에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진행하는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지 않아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내 옆에 경북도 농업정책과장(최영숙)이 있었는데 과장에게 '국민의례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최 과장이) '이 단체는 국민의례 안 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일어서면서 '행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이런 단체에 예산 지원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 말라'고 했다"고 시인했다.

강영석 경북도의원
 강영석 경북도의원
ⓒ 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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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본인들이 하는 행사이지만 선출직과 공직자, 공무원, 농업 관련 유관단체 관계자 등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하는 행사인데 국민의례는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 자리에서 함께 동참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단체에 대한 예산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저의 소신은 공식적으로 예산을 받아 하는 행사라면 국민의례를 해야 한다"면서 "예산 지원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여성농민회의 사과 요구에도 사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지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내 개인의 생각"이라며 "내가 예산편성권자라면 안 주겠다. 의회 의원은 각자 생각이 다 다를수 있고 내 소신이나 신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17일 논평을 내고 "이 행사는 올해로 23년간 개최되었으며 이날 행사는 '여성농민, 농업의 미래를 개척하자'는 주제로 개최되었다"면서 "강영석 경북도의원은 특별강연 중에 사드 반대 발언이 나오자 소리친 것으로 전해진다. 사드배치 찬성입장인 것은 알겠으나 자신과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강연 중간에 고성을 지르고 나가는 행동은 상당히 경솔하고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어 "특히 해당 단체에 지원하는 예산이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예산을 주지 말라'고 소리친 점 역시 도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경북도민을 무시하는 '갑질 행위'라며 "해당 단체와 여성농민, 그리고 경북도민들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태그:#경북여성농민한마당, #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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