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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없는 사물놀이 멀리서 바라보는 주민들의 어깨춤
▲ 신명나는 사물놀이 관객없는 사물놀이 멀리서 바라보는 주민들의 어깨춤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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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더쿵쿵더쿵. 신명 나는 풍물패 소리가 우리 동네에 울려 펴졌다. 복지관에서 두 번째로 높으신 우리 부장님이 포함된 풍물패가 복지관 앞에서부터 신명 나게 놀이패를 열었다.
 
예전 같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동네 공원에 모여서 사물놀이든 장기자랑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잔치가 열려야 하는데,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갔다. 하지만 우리를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풍물패가 온 동네를 한 바퀴 돌 때 사람들이 모일 수 없었지만, 멀리서라도 흥겨운 어깨춤을 추면서 함께 해 주시는 동네 분들이 보였다. 마스크 속의 입과 눈웃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풍물패는 모든 근심 걱정 모두 날려 버리고 한 해 모든 복이 들어오길 기원했다.
 
전 세대 떡국 나눔 행사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쌀을 모금하고 떡을 만들어서 한 가족 한 가족 인사를 나눌 수 있게 작은 떡국 선물 봉투를 만들었다. 우리 복지관 직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포장하고, 인사를 드렸다. 
 
초인종을 누르고 주민들을 기다리는 중
▲ 주민들 댁 앞 인사나눔 초인종을 누르고 주민들을 기다리는 중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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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면서 "안녕하세요. 복지관에서 설 명절 인사드리러 왔어요"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반갑게 열어주고 덕담을 함께 나눠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누군가는 초인종 누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서 숨죽이고 있다가 옆집에서 나와서 인사 나누는 소리를 듣고 슬며시 문을 열어서 인사해주시기도 했다.

동네 주민들이 "복지관에 돈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 "올해는 코로나 멀리 가버려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등의 말을 해주셨다. 복지관 직원들은 배부르게 많은 덕담을 들었다. 준비 과정에서의 모든 피로가 사르륵 눈 녹듯 다 녹아버렸다.

난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사가 된 것, 그리고 지금 이 복지관에 직원으로 들어온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우리 복지관 선생님들에게 말로 배우는 게 아니라, 몸으로 마음으로 직접 전해지는 모든 것들을 눈으로 먼저 배울 수 있었다. 섬김이 무엇인지, 이제 알게 되었다. 내가 복지관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섬김의 손길은 알지 못하고 지냈을 것이다. 모든 복지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각 동 방문을 위해서 나눠놓은 떡국봉투
▲ 한 동 한 동 떡국 포장 보따리 각 동 방문을 위해서 나눠놓은 떡국봉투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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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한 집 떡국 포장, 설 인사
▲ 떡국 봉투 한 집 한 집 떡국 포장, 설 인사
ⓒ 서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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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떡과 사골 한 봉지, 마스크가 전부인 작은 봉투이지만 너무도 고맙게 받아주시고 기뻐하시는 어르신들. 코로나로 인해서 가족들이 오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고, 혼자 사셔서 찾아올 사람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어르신 따뜻하게 떡국 한 그릇 맛있게 끓여 드세요"라는 복지관 직원들의 인사가 큰 기쁨이라고 하신다. 우리의 떡국 한 그릇이 어르신들과 주민분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섬김의 기쁨을 아는 우리 복지관 직원들과 나눔의 기쁨을 아는 봉사의 손길과 후원의 손길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후원해 주신 모든 후원자님들에게도 감사하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 등에 같은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태그:#설날 , #떡국, #코로나, #인사나눔,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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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좋아서 아이들과 그림책 속에서 살다가 지금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는 영화처럼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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