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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정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를 좋아한다. 이 시는 외로움을 잘 표현한 시다.

인간의 외로움을 이쩌면 이렇게 절절하고 마음 저리게 잘 표현했을까. 정호승의 시를 읽고 있으면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다. 또한 삶의 본질이기도 하다. 외로움은 누구나 견디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외로움을 자기만의 삶으로 잘 승화시키고 사는 것은 자기 삶의 방법이다.

그 외로움이라는 것은 어디에서 오는가. 외롭다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할 때 오는 외로움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무조건적인 사랑은 부모 말고는 누가 있을까. 그러나 과연 자식이 부모에게 무조건인 사랑을 할까, 아니면 남편일까, 친구일까 그 말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말로는 쉽게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식도, 부부도, 친구도 모두가 상대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로워서 목숨을 버리는 일이 많다고 한다. 20대 젊은이들은 젊은 사람대로 외롭고 나이 마다 세대별로 나름 다 자기 위치에서 외롭다고 한다. 세상이 사는 게 힘들고 누구에게 이해받고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 사는 게 힘들어 외롭다고도 한다. 사랑은 한다는 것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관계의 속성은 고통이다. 

오직 모든 걸 다 희생하는 사랑은 결국 어머니 사랑뿐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없는 세상은 외로움이 가슴을 파고든다. 젊어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이가 들면 더 절실함을 느끼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내 편이 되어 주고 나를 감싸 안아 주는 사랑, 그것이 바로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 본연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지 몇 년이 되었다. 살아계실 때는 몰랐다. 항상 그 자리에 계시는 분. 내가 무슨 말도 해도 다 들어주었던 분,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의 본질을 이제야 깨닫는다. 한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어머니였다는 것을.

나는 이제 세상을 살 만큼 살았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많다. 그런 과정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가면서 초연해지려고 한다. 사람이 외로움을 극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면 서로 각기 다른 가치와 성격으로 마음을 다 주고 사는 것은 어렵다. 적당히 조절을 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방법일 뿐, 나를 전부 내어 주는 마음은 쉽지 않다. 되돌아서면 어느 날, 아픈 상처로 돌아온다.

자꾸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고 어떤 날은 외로워지는 날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내 삶에서 오는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간다. 내가 글을 쓰는 것도 나름 외로움을 덜어내는 일이다. 독자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그들이 보내는 응원과 격려가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 현명하다.
 
진달래 그림을 그리고 소월시를 쓰다
▲ 소월의 시 진달래 진달래 그림을 그리고 소월시를 쓰다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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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충족감은 삶의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입을 한다. 하루 짧은 시간이라도 나를 돌아보며 명상도 하고 그림일기 같은 잡다한 일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외로움을 달래는 법이다. 나만의 방식이기도 하다. 나이 들면 사람이 어느 곳을 가도 말을 줄여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되 항상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아가는 것도 좋은 모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함께 해 온 인연도 일이 끝나면 헤어지도록 되어 있다. 시절 따라 가버린 인연을 잡을 필요는 없다. 가면 가는 대로 오면 오는 대로 삶의 이치에 맡기고 살아가면 된다.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고 살면 마음만 허할 뿐이다. 나의 자존감과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이야말로 나답게 사는 일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쓴다. 때때로 젊은 사람들과 만남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있지만 다 그들만의 삶이려니 하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래야 나를 보호할 수 있고 외롭지 않게 나는 나답게 살아가는 당당함을 지닐 수 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고 할 필요가 없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외로운 일이다. 그래서 서로가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한 노력들을 한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따뜻함을 나누면서 살고 싶다. 외로움은 상대성이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누구라도 외롭지 않도록 마음을 나누려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외로움,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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