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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 첫마중길 크리스마스 트리
 전주역 첫마중길 크리스마스 트리
ⓒ 신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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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혈세를 이용해 뜬금없는 '8월의 크리스마스(부제 - 우리의 잃어버린 크리스마스)' 행사를 열어 종교 편향은 물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 이하 종평위)와 지역불교계가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관련 기사 : 전주시, 뜬금없는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에 논란)

종평위는 지난 1일 전주시장에게 공문을 보내 전주시가 시내 중심가에서 시기에도 맞지 않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깊은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명했다.

종평위는 공문에서 "역시즌 마케팅을 감안하더라도 특정 종교 축일을 내걸고 도심 한복판에서 치른 이번 이벤트는 그 기획 의도와 상관없이 매우 비상식적 행사였다"며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 타 종교인들과 시민들에게 많은 당혹감과 불쾌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필요한 시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 이번 행사에 엄중 항의한다"며 "향후 갈등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주시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수립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불교계도 전주시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전주불교연합회(공동대표 오종근)는 3일 전주시에 '8월의 크리스마스' 개최에 따른 공문을 발송하고 "전주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앞서 전주불교연합회는 온라인 회의를 열어 논의하고 "전주시의 이번 행사는 종교적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혈세낭비"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주불교연합회는 공문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지친 시민들과 관광객을 위로하고 추억을 선사한다'는 명분으로 진행된 이번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찬양하는 종교행사임이 분명하다"며 "전주시가 시민의 혈세로 시기에 맞지도 않고 전주시의 전통문화와도 관련 없는 행사를 진행해 종교가 다른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종교 갈등을 유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관광거점도시추진'이라는 이름으로 전주시가 특정종교 홍보의 장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전주시 직원들의 종교편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어떠한 상황이 종교 편향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전주불교연합회는 또 "'승암산(중바위)'의 명칭이 '치명자산'으로 변경되는 등의 상식 밖의 종교차별 속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 자제해 왔다"며 "그럼에도 <오마이뉴스>와 <법보신문> 등의 언론 보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전주시는 어떠한 사과나 해명 없이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주불교연합회는 "전주시가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9월 7일까지 공문으로 답변해 달라"며 "향후 지역 종교관광과 관련해서 갈등과 분란의 소지가 없도록 사전 소통과 협의에 애써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 발전과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전주시가 관광거점도시로서 성장하는 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주시와 상생의 의사를 밝혔다.

오종근 전주불교연합회 공동대표는 "전주시의 예산낭비와 종교에 대한 몰이해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불교계도 전주시 행정에 더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법보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전주불교연합회, #종교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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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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