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8 16:08최종 업데이트 23.07.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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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21일 오전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양 할머니는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감을 못 잡겠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일제 전범기업 사죄·배상을 요구하며 정부가 제시한 '판결금' 수령을 거부 중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5·광주광역시) 할머니와 이춘식(103·〃) 할아버지 등 4인을 위한 시민 성금 모금 활동이 시작된다.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상대로 시민모금을 제안하고, 향후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사전 배포한 자료에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월 6일, 강제동원 굴욕해법, 소위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며 "정부 해법은 반헌법적, 반인권적, 반민주적 해법으로, 정부는 피해자와 국민적 반대에도 굴욕해법을 강행하며, 피해자들에게 '판결금' 수령을 집요하게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발표 기자회견 안내 자료 ⓒ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이어 "현재 윤석열 정부의 굴욕해법에 맞서 싸워오고 계신 분은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를 포함해 4인이다.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을 버티며 힘겹게 싸우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피해자와 유족을 지키기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나서고자 한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으로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투쟁을 응원하고, 역사정의를 지켜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 600여개 시민단체, 함께 움직인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하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전국 600여개 시민단체가 연대해 지난해 8월 발족한 연합단체이다. 일제 강제동원 및 위안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 등 대일 외교와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한반도의 역사정의, 평화, 생명안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가 지난 6월 20일 오후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일제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 이춘식(103) 할아버지 자택을 찾아 손을 잡고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 김형호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한 시민 모금에 나서자는 방침을 굳히기까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국희의원 강은미(정의당) 등의 제안이 있었다.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자택을 찾은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대표자들 앞에서 "앞으로도 정부가 주는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바란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왼쪽 앞)가 6월 20일 오후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일제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 양금덕(95) 할머니 자택을 찾아 안부를 살핀 뒤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김형호

 
박 공동대표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 수용 거부 의사를 재차 확인하고서는 "국민의 정성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양 할머니는 자리에 함께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이 "할머니가 지난해 9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써서 보내셨던 편지의 답장이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고 하자, "(윤석열) 대통령 다시 옷 벗으라고 하세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거듭 "대통령 깜(감)이 못 된다. 국민이 싫어하는 대통령은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이춘식 할아버지 역시 박 공동대표에게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민 눈치를 안 보고 일본 눈치만 본다"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당시 이 할아버지는 "일본을 조져야지 눈치나 보고, 일본하고 짝짜꿍이나 하고 있다. 마음에 안 든다"며 "대통령이 (일본한테) 세게 해야지"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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