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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교원들은 100% 취업하지만 월급이 매우 적습니다. 교원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은 당이 결정하지요. 내 운명을 내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북한 김정숙 교원대학을 다니다 탈북한 정유나(35)씨는 북한에서 취업하려면 당과 부모배경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 인사과와 여행증명서를 떼주는 기관 등이 선호되고 있으며 의사와 교수도 뇌물을 많이 받아 인기있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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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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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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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북한 바로알기 '방방곡곡 찾아가는 북(北) 스토리'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통일공감대를 확산하려는 취지다.

김영호 통일부장관은 요즘 젊은이들의 인사법인 'MBTI'를 소개하며 "교감하려면 상대를 이해하는 관점이 필요하듯 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우리와 어떻게 다르게 사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남북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행사 취지를 강조했다.

이날 콘서트는 취업, 경제, 한류 등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소재를 중심으로 북한 주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나중에는 참석자들의 질의도 있었다.
 
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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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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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도 전천 출신으로 김정숙 대학을 다니다 20살에 탈북한 정유나씨는 "개마고원을 배경으로 산림자원과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강도는 군수공장이 많은 곳으로 북한에서도 요새"라면서 "경계가 심해 북한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2017년 탈북한 평양출신 정시우씨는 "탈북하기 전 평양에서 개인사업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주민들은 평양사람들을 미국사람보다 더 미워하고 싫어하는데 평양에는 고위층이 주로 살고 다른 주민에 비해 온갖 특권과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유를 찾아서 탈북한 두 청년은 이른바 '장마당세대'라 부른다. 정유나씨에 따르면 북한의 장마당은 고난의 행군 시절 배급이 끊기자 주민들이 집에서 있는 걸 내다 팔면서 생긴 시장으로 현재 4백여 개가 있다.

'장마당'은 현재 북한 사회주의를 대체하는 자본주의를 상징하고 있다. 장마당세대 중엔 당에 줄 서 출세하는 것보다 장마당 '돈주'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이들도 있다고 한다. 장마당이 북한경제를 좌우하다시피 해 "노동당 위에 장마당이 있다" 할 정도라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정시우씨는 "평양에서는 장마당이라는 표현보다 '시장'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에서 군복무는 남성의 능력을 나타낸다. 정시우씨는 "남자들은 당연히 군에 가야 하며 군에 다녀오지 못하면 남자로서 제대로 구실 못하는 것으로 취급받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9년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을 의무적으로 군에서 복무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정유나 씨는 "개정 전 의무복무대상이 아니기에 나는 군에 가지 않았지만 여자들은 군에 가기 싫어하고 장마당에서 일하다 제대군인이나 대학 나온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여성 군인이 24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정유나씨는 "북한은 입시에서 성적평가 5점 만점으로 평가하는데 아무리 교과 점수가 높아도 김일성, 김정일 사상과 이념 과목에서 만점 받지 못하면 합격하는데 불리하다"고 했다.
 
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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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한류열풍이

북한 주민들 사이 한국 드라마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주민들 간에 한국 드라마 주인공이 쓰는 말투를 따라 하거나 흉내 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한국 등 적대국가 영화를 보면 '반국가 활동'으로 규정하고 외부 문물 유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격법에 따르면 남측 영상물 유포자는 사형,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다.

이처럼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드라마의 중독성을 피할 수 없다. 정유나씨는 친구 소개로 어쩌다 본 드라마를 통해 자유와 탈북의 한줄기 희망을 봤다고 고백했다. 정시우씨 또한 수많은 영화와 게임이 담긴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바로알기 방방곡곡 북스토리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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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 젊은 탈북 MZ세대들은 한국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유나씨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책만 봤는데, 여기선 무슨 책이든 읽을 수 있고 수많은 책이 있다는 걸 고향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정시우씨는 "남한에서는 신경 쓰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보장돼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시민들과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한 대학생은 "북에도 알바와 창업 그리고 사교욱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책에 없는 북한 실상을 처음 접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끝으로 김 장관은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국민과 국제사회가 북한주민들의 실상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북한주민의 인권신장과 통일준비에 필요한 소통과 공감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12월까지 부산 인천 등 전국 다섯 곳을 순회할 계획이다.

태그:#방방곡곡, #찾아가는북스토리, #김영호 통일부장관, #남북통합문화센터, #장마당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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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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