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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국토해양부 용역결과 두 곳 모두 '경제적 타당성 미흡'으로 밝혀졌습니다. 4월 21일 용역결과 발표 이후 지역신문은 연일 지역사회 반발을 지면에 주요하게 편집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어렵기도 하고, 밀양을 선호하는 영남권 4개 지자체와 가덕도를 밀고 있는 부산간에 '자신들만의 논리'로 무장한 채 치열하게 벌이는 논리 전쟁에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매일신문> 독자위원회, 사설, 그리고 <경향신문>보도를 봤더니, 이 사안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독자위원회는 <매일신문> 보도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하고, 해당 신문 사설은 상공회의소, 지자체 등 이 사업 추진위 측을 비판하고, <경향신문>은 만성적자 지방공항을 만들기 위해선 영남권 5대 공항 모두 문을 닫아야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매일신문> 독자위원, 신공항 보도 설득력 떨어져

<매일신문>5월 6일 26면
▲ <매일신문>5월 6일 26면 <매일신문>5월 6일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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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은 5월 6일 <제9기 온라인 독자위원회 : 밀양 신공항 유치 보도 설득력 떨어져>를 편집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16일~30일까지 <매일신문> 기사에 대해 독자위원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 중 김인현(변호사) 위원이 신공항 보도에 대해 따끔하게 꼬집었습니다.

<매일신문>4월 13일 1면
▲ <매일신문>4월 13일 1면 <매일신문>4월 13일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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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보면  "최근 대구경북의 최대 현안인 밀양 신공항 유치 관련 보도에서 13일자 '수도권 설득할 논리개발 서두르자' 제하의 기사가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건설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한 설명으로는 미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매일신문>4월 22일 1면
▲ <매일신문>4월 22일 1면 <매일신문>4월 22일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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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2일자 기사에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모두 신국제공항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국토해양부 용역 결과를 보도하면서 반발하는 것은 그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입지 선정에 앞서 장래의 항공 수요나 인천공항 이용 시의 물류비용 예측 등을 통해 '왜 동남권에 별도의 제2 허브공항이 필요한지'에 대한 정책적 차원에서의 과학적이고 경제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더군요.

결국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에 무조건적인 애향심과 정치적인 고려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매일신문> 사설, 신공항 유치위 '날선' 비판

<매일신문>에 대해 독자는 "국가적 차원의 건설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없었다"고 지적한데 반해 해당 신문은 유사한 문제를 신공항 유치관계자들에게 돌리고 있었습니다.

<매일신문>5월 7일 사설
▲ <매일신문>5월 7일 사설 <매일신문>5월 7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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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결과가 보도된 다음날 <매일신문>은 5월 7일 사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목청만 높이면 되는가>를 통해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영남권 4개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어제(6일) 한 목소리로 동남권 신공항 조기 건설을 촉구했다.(중략), 상의 회장들의 외침에 메아리가 생기게 하려면 보다 주도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원 포트'논리를 뛰어 넘을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부터 확보해야 한다. 영남권 지자체들의 대응은 고작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부실하다며 성토하는 것 뿐이다"고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개발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독자위원이 신문에게, 신문이 신공항 유치위 관계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모두다 '신공항 필요하다는 논리를 개발하라',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적 사업에 무조건적인 애향심과 정치적 고려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경향신문>, 만성적자 지방공항 또 만드나?

<경향신문>5월 6일 21면
▲ <경향신문>5월 6일 21면 <경향신문>5월 6일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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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심, 정치적 고려를 배제한 채, 정말 영남권 공항이 필요한가 여부를 고민하게 된 계기는 <경향신문>보도였습니다. <경향신문>은 6일 <만성적자 지방공항 10조 들여 또 만드나>를 통해 "지방공항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공약사업이라고 해서 무리하게 신공항 건설을 강행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즉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지난해 김포와 김해·제주 공항 3개를 제외한 나머지 공항은 모두 적자"라며 "영남권에 신공항을 지으려면 기존 영남권 5개 공항(김해,대구,포항,울산,사천)은 모두 문을 닫아야 경제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전했는데요.

물론 해당 기사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항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 수출의 40%가 항공·운수를 통한 물류로 이뤄지는데다 국제회의나 기업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는 등.

여하튼 해당 기사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국토연구원 용역 결과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6월까지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를 만들어 올 연말까지 후보지를 확정"한다고 하는데요.

참여정부시절 논의가 시작,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이 신공항 문제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기존의 관행을 떠나 좀 더 합리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지역언론, 유치위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책적 차원에서 과학적이고 논리적 분석없이 무조건적인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애향심','정치적 배려'에만 기대 10조에 가까운 세금을 사용하는 행위는 지역유권자도 반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6.2지방선거보도 대구경북모니터단은 대구경북미디어공공성연대(www.chammal.org)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5월 10일(월)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모니터단은 총 4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송팀 : 김영미, 김효정, 양선회/방송토론회 모니터팀 :손지성, 우수인/신문팀 : 강연준, 서광호, 이광희, 정진채, 황희진/기획모니터팀 : 권유선,김동옥,허미옥)

※ 6.2지방선거보도모니터단은 지난 4월 1일 발족한 연대기구입니다. 모니터단은 민언련과 각 지역민언련(경기, 강원, 경남, 광주전남, 대전충남, 부산, 전북, 충북) 및 참언론대구시민연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식블러그 (http://cjdout.tistory.com /)입니다.



태그:#지방선거, #신공항, #매일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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