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대표 재래시장인 태안읍 서부상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태안읍 일대가 일순간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특히, 이날 화재는 화재에 취약한 재래시장인데다 시장상가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퍼져나가 불길을 잡는데도 어려움을 겪었을뿐만 아니라 소방차가 진입하는데도 수월치 않아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4일 밤 9시 59분경 발생(소방서 신고 접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화재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시장내 중심상가 대부분이 완전 전소되는 피해를 입어 피해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하자 신고를 접수한 태안군 관내 소방차들이 긴급출동에 나섰지만 태안읍 119안전센터의 소방차로 진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관내 읍면 안전센터의 소방차들이 모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서산소방서의 지원을 받아 화재를 진압하는 시스템으로 그동안 운영돼 원거리로 인한 소방차의 출동이 지연되는 등 이번 화재가 더욱 확산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또, 소방차에 보유하고 있던 물이 바닥이 나면서 급히 소화전을 연결하려 했지만 소화전이 시장 외각에 위치하고 있어 신속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화재현장에서는 이같은 악재가 계속되자 화재장소에 모인 500여명의 주민들에게 소형스피커로 집에 구비하고 있는 소화기를 협조해 줄 것과 적신 수건 등을 요청했으며, 걱정스런 마음으로 화재현장을 찾은 젊은 청년들은 너도나도 팔을 걷고 나서 화재진화를 도왔다.
그러나, 한번 불붙기 시작한 상가는 대부분이 조립식 건물구조이고, 건물이 낡아 불길은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갔고 순식간에 태안읍 일대는 검은 연기로 휩싸였다.
발을 동동구르며 상가 안에서 물건 하나라도 더 끄집어내려는 상인들의 모습은 주변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으며, 더 이상의 불길 확산을 막기 위해 포크레인까지 투입돼 외곽 상가 건물을 무너뜨리는 한편, 상가내에 있던 가스통을 신속하게 옮겼다.
화재발생 3시간이 지나면서 불길은 점점 수그러들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불길은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서부상가내 240여개의 점포 중 40여개의 점포가 완전히 전소되었으며, 상가 인근 민가도 유독가스 등으로 현재 대피 중에 있다.
현재 서방소방서에서는 자세한 사고경위와 피해현황을 집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목격한 주민들이 상가주변에서 40대 남자(스포츠머리, 체육복)를 보았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방화로 추정,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태안 서부상가는 지난 1995년 10월 27일에도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당시 102개 점포 중 74개에 이르는 점포가 피해를 입은 바 있으며, 이번 또 한번의 대형화재로 인해 재래시장 상가에 대한 화재예방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