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난 한국에 있지 않았다.
단지,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지켜보면서
그는 민들레 같은 사람일 꺼라 생각했다.
척박한 이 땅에 보이지도 않는
가여운 날개로 날아와
뿌리를 내리는 노란 민들레.
그가 그의 삶 같은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하고,
그가 마지막까지 지키려했던
명예마저 끌어내려 밟으려 했던
우리의 천박함을 본다.
아무 정신도 가지지 않은 이 시대는
그냥 눈뜨고 살아가는 것만이
사는 거라 말한다.
봉화마을로 조문도 못가고
분향소도 찾지 못한 나는
마음으로 존경하고 미워하고
응원하고 무관심했던 그에게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이라는 작품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분단의 남한에 처음 핀 노란 민들레여,
영면하소서.
ⓒ이안수2009.07.06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