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만한 우리 신랑
밤을 까고 나니 안 보이네
굽어봐도 안보이고 살펴봐도 안 보여
어디선가 뱃소리 들려 물그릇 안을 들여다봤더니
서방님이 물그릇 안에서 뱃놀이를 하시네.
젓가락으로 꺼내서 삿자리 위에 올려놓으니
삿자리 안에서 영차영차 벼룩이랑 씨름하시네.
젓가락으로 집어내어 이부자리에 뉘었더니
다음날 아침 뒤져보고 들쳐봐도 안보이네
색시 눈물 뚝! 뚝! 흘리며
“아이고 우리 서방님을 잃어버렸네!” 하였더니
색시눈물에 흠뻑 젖어 감기 걸린 서방님이
‘에취 에취’ 재채기를 하시네.
ⓒ고영준 | 2009.09.24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