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가사가 있다며 '애국심'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이런 가사가 있지 않습니까. 즐거우나 괴로우나 항상 나라 사랑해야 되고..."
박 대통령은 영화 '국제시장'중 한 장면을 예로 들며, 애국심이 있어야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까 국기배례를 하고...그렇게 우리가 해야 이 나라라는 소중한 우리의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시민의 일상보다 국민의례가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의 에피소드가 애국심으로 둔갑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구성원인 우리 국민들이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할 때 나라가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고..."
박 대통령의 국민의례 애국심 강조에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군부독재 시절 국기에 대한 경례는 강요된 것에 불과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전우용 역사학자/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국가가 나오는 곳을, 울리는 쪽을 향해서 ‘동작 그만’ 하고, 이렇게 서 있게 만드는 그게 무슨 애국심이에요. 그냥 강요된 의례일뿐이죠, 동작이고. 그 사람들이 나라를 사랑해서 그랬나요? 그래야지 비애국자 취급을 안 받고 그래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니까 습관화됐던 거죠."
전 교수는 박 대통령의 '국기배례'라는 말은 국기보다 국민이 우월한 민주국가에서 쓸 수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우용 역사학자/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민주국가 시대에 국가 주권자인 국민이 국기를 향해서 경례한다고 하는 건...국기는 배례 대상이 되면 안 되는 거예요...자기보다 훨씬 높은 사람한테 절하는 예의가 배례예요."
유신말기인 78년 의무화됐던 국기하강식과 국기에 대한 경례는 89년 폐지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12월 29일 국기배례를 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영화 '국제시장'을 직접 본 것은 아니며 언론에 많이 나와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마이뉴스 곽승희입니다.
(영상 취재 편집 : 송규호 기자)
ⓒ | 2014.12.29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