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25일 3차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정권에 비협조적이었던 판사들의 신상을 조사한 내용이 발견된 것도 모자라 ‘인권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나 큰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3년 전 대법원의 ‘부당판결’을 규탄했던 KTX 해고 승무원들이 29일 대법원 청사 안에서 기습농성을 벌였습니다.
앞서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은 KTX승무원 34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KTX승무원을 철도공사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뒤엎고 파기환송했습니다. 바로 이 판결이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가 상고법원을 설치하려고 박근혜 정부와 거래했다는 의심을 받는 판결 중 하나입니다.
이날 농성에 참가한 KTX승무원들은 “법이 사람을 죽였다”며 4473일째 이어온 투쟁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료의 울분을 대신 토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퇴임식에서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랜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이룩한 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거나 정치적인 세력 등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루어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입니다.”
(취재: 오마이TV·오마이뉴스 사진부 / 제작: 조민웅 기자)
ⓒ조민웅 | 2018.05.29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