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74) 심적

'심적 연대', '심적 부담', '심적 상황' 다듬기

등록 2008.07.07 20:34수정 2008.07.07 20:34
0
원고료로 응원

ㄱ. 심적 연대

 

.. 타인과 마음의 연대감을 가질 만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 세상에는 신뢰할 수 있는 심적 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격려 속에서 자란 아이가 자신감을 배운다>(가토 다이조/송현아 옮김, 열린책들, 2004) 36쪽

 

“타인(他人)과 마음의 연대감(連帶感)을 가질 만한”은 “남과 마음으로 만날 만한”이나 “이웃과 마음과 마음으로 만날 만한”으로 다듬고 ‘환경(環境)’은 ‘터전’으로 다듬습니다. ‘신뢰(信賴)할’은 ‘믿을’로 손질하고, “존재(存在)한다는 사실(事實)을”은 “있음을”로 손질합니다.

 

 ┌ 심적(心的) : 마음과 관련된

 │   - 심적 갈등 / 심적 고통 / 심적 부담 /

 │     그 사건은 우리 가족에게 심적으로 큰 타격을 주었다

 │

 ├ 심적 연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 마음동무가 있음을

 │→ 마음벗이 있음을

 │→ 마음들이 있음을

 │→ 마음이 이어져 있음을

 └ …

 

보기글 앞쪽을 보면 “마음의 연대감”이라고 나옵니다만, 뒤쪽에는 “심적 연대”라고 나옵니다. 둘은 어떻게 다를는지요? “타인과 마음의 연대감을 가진”다는 소리는, “이웃과 마음이 이어진다”는 소리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심적 연대가 존재한”다는 소리는, “믿을 수 있는 마음들이 있”다, 곧,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받아들여도 될까요?

 

 ┌ 심적 갈등 → 마음앓이

 ├ 심적 고통 → 마음이 괴로움

 ├ 심적 부담 → 마음에 짐

 └ 심적으로 큰 타격을 주었다 → 마음에 크게 생채기를 남겼다

 

“심적 갈등을 겪는 사람”은 “마음앓이를 겪는 사람”이거나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사람”입니다. “심적 고통을 겪는 일”은 “마음이 괴로운 일”입니다. “심적 부담이 되는 자리에 서는 사람”은 “마음에 짐이 얹히는 자리에 서는 사람”, 그러니까 “마음이 무거워지는 자리에 서는 사람”입니다.

 

ㄴ. 심적 부담

 

.. 게다가 처음부터 주눅든 기분에 사로잡히면 그것이 계속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늘 앉아서만 지내는 버릇이 들고 ..  <칸의 제국>(조너선 D.스펜서/김석희 옮김, 이산, 2000) 143쪽

 

“주눅든 기분(氣分)에 사로잡히면”은 “주눅들어 버리면”이나 “주눅들면”으로 다듬습니다. ‘작용(作用)하여’는 ‘되어’로 손봅니다.

 

 ┌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

 │→ 마음이 짓눌려서

 │→ 마음에 짐이 되어

 │→ 마음이 무거워져서

 │→ 마음을 무겁게 해서

 └ …

 

“마음에 짐이 된다”는 말은 “마음이 눌린다”는 소리입니다. ‘눌리는’ 모습은 여러 가지라서, ‘짓눌리’거나 ‘억눌리’거나 ‘내리눌리’게 됩니다. 마음이 짓눌리거나 억눌리니, 마음에 무엇인가 얹혀서 무겁다고 느껴지는 셈입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ㄷ. 사람의 심적 상황에

 

.. 자기 두 다리로 걸어서 찾아갈 때와 무슨 기계에 실려서 흔들리면서 접근해 갈 때와는 그 찾아가는 사람의 심적 상황에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다 ..  <젊은 시인의 사랑>(신동엽, 실천문학사, 1988) 168쪽

 

‘접근(接近)해 갈’은 ‘다가갈’이나 ‘다가설’로 다듬습니다. “커다란 차이(差異)가 있을 것이다”는 “크게 다르리라”로 손보고, ‘사람의’에서 토씨 ‘-의’는 덜어냅니다.

 

 ┌ 심적 상황에

 │

 │→ 마음에

 │→ 느낌에

 │→ 매무새에

 └ …

 

‘심적 상황(狀況)’이라고 한다면, “마음이 움직이는 형편이나 모습”을 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기글에서는 “마음이 움직이는 형편이나 모습이 크게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니,

 

 ┌ 찾아가는 사람 마음이 크게 다르다

 └ 찾아가는 사람 마음은 크게 달라진다

 

처럼 적어 줄 때, 알아듣기 한결 나으리라 봅니다. 보기글을 통째로 손질해 봅니다. “자기 두 다리로 걸어서 찾아갈 때와 무슨 기계에 실려서 흔들리면서 다가갈 때와는, 그 찾아가는 사람 마음이 크게 달라지리라.”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2008.07.07 20:3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적 #우리말 #우리 말 #적的 #심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제발 하지 마시라...1년 반 만에 1억을 날렸다
  2. 2 아파트 놀이터 삼킨 파도... 강원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
  3. 3 시화호에 등장한 '이것', 자전거 라이더가 극찬을 보냈다
  4. 4 대통령 온다고 수억 쏟아붓고 다시 뜯어낸 바닥, 이게 관행?
  5. 5 나의 60대에는 그 무엇보다 이걸 원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