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들이 군침 흘리는 전어, 맛이 죽여줘요

"눈을 감았다 떴다하는 싱싱한 전어가 왔어요!"

등록 2008.09.02 15:25수정 2008.09.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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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회 가을 전어회는 살이 차지고 고소하다. ⓒ 조찬현


싱싱한 생선이 넘쳐나는 곳 여수. 포구 어디를 가도 전어 잡이 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되자 올해도 어김없이 전어가 돌아왔다. 주당들이 군침을 흘리는 전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값도 싸고 맛 또한 아주 그냥 죽여준다.


어부는 새벽 어둠을 가르며 통통배를 타고 바다로 향한다. 새벽 3시에 나선 전어 잡이가 오늘은 영 신통치 않았다. 한 바구니도 채우지 못했으니 말이다. 포구에는 이미 활어차들이 차를 대기시켜놓고 어부를 기다리고 있다.

전어를 살려라! 살려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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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배 전어를 잡아 어부 부부가 포구로 돌아온다. ⓒ 조찬현


포구로 닿기 전까지 활어차는 어부와 수시로 통화를 하며 가장 가까운 포구로 향한다. 전어는 성질이 급해 잡은 뒤 바로 죽기 때문이다. 죽은 고기는 가치가 뚝 떨어지기 때문에 그들은 매일 이렇듯 시간과 전쟁을 한다.

여수 율촌의 조그마한 이름 없는 포구. 어부의 아내는 카메라를 보더니 화풀이라도 하듯 대뜸 "뭐 할라고 찍으요?" 하며 경계를 한다. 오늘은 벌이가 시원치 않았나 보다. 20kg남짓의 펄펄 뛰는 전어를 옮겨 실은 활어차는 순천의 횟집으로 향한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전어의 시세를 가늠할 수 있다. 골목을 누비며 외쳐 되는 전어차량 때문이다.


"자~ 전어가 왔어요. 전어. 싱싱한 전어가 왔어요. 한 바구리에 3천원, 두바구리에 5천원.
값싸고 맛 좋은 전어를 와서 들 사세요."

싱싱한 전어가 왔노라고 전어 아저씨가 목청껏 외치고 지나간다. 차량에서 파는 전어 한 바구니면(3천원) 4인 가족이 회로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두 바구니(5천원)를 구입하면 회는 물론 전어구이까지 온 가족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바닷가 여수에 사는 특혜다.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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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전어 펄펄 뛴다. 힘이 넘친다. ⓒ 조찬현


전어가 많이 잡히는 날이면 또 다른 전어차가 골목을 외치며 지나가곤 한다.

"자! 전어요 전어. 펄펄 뛰는 전어가 왔어요. 눈을 감았다 떴다, 눈을 깜박깜박하는 싱싱한 전어가 왔어요."
"세상에 무슨 전어가 눈을 감았다 떴다해, 물고기는 눈꺼풀도 없는데."

과장된 표현인지 뻔히 알면서도 그 정도로 싱싱하다는 이야기이겠거니 하고 씩 웃곤 한다. 가을고기 전어 철이 돌아왔다. 구판장에도 어시장에도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게 전어다.

전어는 회나 구이 다 맛있다. 전어구이는 가을 저녁 무렵에 굽는 냄새가 가장 좋다. 어스름 저녁 길에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시장기가 돈다. 고샅길을 타고 흐르는 전어구이 냄새는 군침이 절로 동한다. 물오른 가을전어 소금구이는 기름이 잘잘 흐른다.

차지고 고소한 전어회, 정말 맜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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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 여수의 재래시장에 가서 구입하면 요즘 시세로 4인 가족에 2만원만 투자하면 원 없이 먹는다. ⓒ 조찬현


가을 전어회는 살이 차지고 고소하다. 요즘 시세로 4인 가족에 2만원만 투자하면 원 없이 먹는다. 여수의 재래시장에 가면 어느 시장이든 전어회를 떠주는 집이 있다. 일부 업소는 전화 주문도 받는다. 이곳에서 구입을 하면 횟집의 1/3 가격이면 된다.

깻잎 한 장, 상추 한 장에 전어회를 욕심껏 싸서 먹어보라. 횟집에 가서 비싼 가격에 눈치를 살피고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머뭇머뭇했던 그런 아쉬움 다 떨쳐버리고 마음껏 드시라. 입안 가득하게 먹는 회 맛 또한 별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재래시장에서 직접 사다 먹으면 양이 푸짐하고 넉넉한 회를 취향대로 먹을 수 있다. 양파에도 싸 먹고 초장, 된장빵, 겨자소스, 등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전어회 이만하면 자랑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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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전어회 싱싱함은 기본이고 양이 푸짐하고 넉넉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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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 싱싱함이 보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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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 쌈 깻잎 한 장, 상추 한 장에 전어회를 욕심껏 싸서 먹어보라.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어회 #전어구이 #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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